작고 희미한 빛의 위로

23시가 가까운 캄캄한 밤에 미포 앞 부표가 간헐적으로 빛난다. 해나 달의 눈부신 윤슬은 고사하고 수 킬로미터 밖에서도 보이는 등대의 빛에 비할 바도 아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 빛이 필요하고, 누군가는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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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과 육신의 간격

나는 공군 방위로 군 복무를 했다. 처음엔 악몽같은 세월이 빨리 지나가기만 바랐다. 그러나 악몽같은 세월을 살아가는 것이 바로 나 자신이니 이것도 덜어낼 수 없는 내 인생의 일부임을 인정하고 허투루 보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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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보지 않는 꽃

아파트 외진 화단에 난데없이 흰 꽃이 하나 피었다. 분명 오늘 아침에도 없었는데,내가 못보고 지나쳤을 수도 있다. 꽃은 봐주는 사람 없다고 엉성하게 피는 법이 없다. 자세히 보니 정말 예쁘게 잘 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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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6)

(1)부터 (6)까지 차례로 읽어 주세요. 지난 주였다. 엘리베이터에서 종량제 쓰레기 봉투를 잔뜩 든 트랜스젠더와 마주쳤다. 나는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고, 그 사람도 “안녕하세요”라고 답했다. 음성이 남자 음성이 아니었다. 음성만 듣거나 뒷모습만 봤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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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5)

(1)부터 (6)까지 차례로 읽어 주세요. 어느날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금발 염색을 한 단발머리에 아주 예쁜 몸매를 한 아가씨가 타고 있었다. 나는 평소 하듯 그냥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며 탔다. 금발의 아가씨도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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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4)

(1)부터 (6)까지 차례로 읽어 주세요. 내가 트랜스젠더와 성경공부를 하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해 봤다. 일단 지금 나와 성경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싫어할 것 같았다. “목사님이 트랜스젠더와 성경공부를 한다면, 저희들은 목사님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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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3)

(1)부터 (6)까지 차례로 읽어 주세요. 부산에 와서 낮은울타리를 시작하며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학창 시절 친구들, 소개를 받은 비신자들도 만나지만, 주변의 경비 아저씨, 청소미화원 아주머니, 동네 어르신들, 상가 직원들, 포장마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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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2)

(1)부터 (6)까지 차례로 읽어 주세요. 2020년 12월 부산으로 이사하고 두 달 정도 지났을 때다. 부산도 체감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날이 많아 몹시 추웠다. 아파트에 도착했는데 1층 엘리베이터에 누가 타고 있었다. 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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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1)

(1)부터 (6)까지 차례로 읽어 주세요. 10년도 더 된 일인 것 같다. 해외선교단체 선교사 수련회 강사로 태국을 방문하게 되었다. 호텔에 도착해서 방을 배정받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마침 태국 아가씨들 여럿도 동승했다. 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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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반대 안내

중요한 서류를 택배로 보낼 것이 있어 택배회사 사무실을 방문했다. 관련회사로부터 안내 받을 때 택배회사에 낮 12시에 맞춰가야 한다고 했다. 혹시 늦을까봐 일찍 출발했고 도착하고 보니 아직 30분이나 남았다. 30도가 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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