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전파가 낮에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성경공부를 낮에만 하고 밤에는 쉬고 싶은 건 내 일신을 위함이 아닌가.’
그래도 한두 번만 하고 그칠 일이 아니기에 과연 지속적으로 내가 할 수 있을 것인가를 재차 고민해야 했다.
저녁 시간은 나의 시간으로 확보하고 싶은 욕심을 내려놓기로 했다.
5월 초에 결심하고 마음이 흐려지기 전에 둥지를 찾아가 임 목사님을 만나 마음을 전했다.
임 목사님은 “그러면 너무 좋죠. 거리도 먼데 목사님이 힘드시지 않겠어요? 일단 시작하고 사정이 생기면 그때 조정하면 됩니다.”라고 내가 부담갖지 않도록 편안하게 말해주셨다.
5월에는 둥지에 미리 잡혀있는 일정이 있어서 6월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약속된 6월 12일 목요일이 되었다.
나는 이른 저녁을 먹고 우리 동네 단골 제과점에 들러 몇 봉지를 사서 둥지에 갔다.
운전해서 가는 1시간 가까운 시간이 참 길게 느껴졌던 것 같다.
저녁 식사를 마친 청소년들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임 목사님이 나를 소개했다.
여섯 명의 청소년들이 정면에 있는 나를 쳐다봤다.
“이분 이름 아니?”
“아니오.”
“너희들 간식도 자주 사오시고, 전에 뮤지컬도 보여주시고, 얼마전 파스타도 사주셨는데 누군지 몰라?”
“얼굴은 아는데 이름은 몰라요.”
“힌트, 영어로 하면 K S U.”
“저요, 김선우.”
“저요, 김승욱.”
“성은 ‘강’씨야.”
“강선우.”
“강승욱.”
“비슷한데 아니야. 잘 기억해라. 강신욱 목사님이시다.”
“예.”
“누구라고?”
“강신욱 목사님!”
“강 목사님과 일주일에 한 번씩 성경을 공부하면서 기독교에 대한 질문도 하고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하는데 어떠니?”
이미 여러 자리에서 만나 안면이 있고 밥이나 간식을 사주기도 했지만 이건 또 다른 문제라서 청소년들의 답을 기다리는 나로서는 긴장이 될 수밖에 없었다.
아이들이 내 눈을 쳐다봤다.
아이들이 친근한 눈빛을 보이며 미소로 답했다.
”좋아요.“
난 무슨 시험에 합격한 것처럼 기분이 좋았다.
“고맙다, 얘들아.”
1시간 30분만에 첫 모임을 마쳤다.
마지막에 청소년들에게 이 모임의 이름을 정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가장 최근에 입소한 청소년이 대답했다.
“둥지복음이요.”
“오~~ 그거 좋은데~~”
첫날이라 긴장한 탓인지 운전석에 앉으니 한순간에 피로가 몰려왔다.
몸은 피곤했지만 가슴은 설렜다.
운전해서 오는 내내 ‘둥지복음’을 중얼거렸다.
이렇게 ‘둥지복음’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