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이나 떠난 둥지

지난 주엔 캠프가 있다고 해서 2주 만에 둥지청소년회복센터(센터장 임윤택 목사)에 갔다.
그새 2명이 비행으로 인해 소년분류심사원으로 들어갔다.
난 전날 그 소식을 듣고 너무 속상해서 잠을 설쳤다.
함께 성경공부를 하면서 마음을 나눈 아이들이었는데 순간의 충동을 이기지 못한 아이들이 원망스럽기도 하고 내가 좀 더 잘 이끌어줬다면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뒤섞였다.

예전처럼 아이스크림을 사들고 태연한 척 아이들을 다시 만났을 때 빈 자리가 너무 허전해서 울컥하는 것을 겨우 참았다.
소식 들었노라고 말을 꺼내자 방금까지 까불던 아이들이 숙연해졌다.
지난밤 너무 속상해서 잠을 이루지 못했고, 니네들 분위기가 너무 좋지 않을 것 같아서 한 주 쉴까 고민을 했다고 했다.
아이들은 “목사님이 안오시면 안돼요.”라며 내가 와줘서 고맙다고 했다.

두 명이 떠났지만 한 명이 또 왔다.
그 아이는 밤에 성경공부를 하는 게 좀 의외였나 보다.
그러나 다른 아이들이 질문도 하고,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는 걸 보더니 자기도 생각을 말하기 시작했다.

헤어지기 전 다시 말했다.
“청소년이니까 방황하는거지. 방황 자체가 잘못은 아냐. 대신 그 방황을 어떻게 드러낼 지에 대해선 지혜가 필요한 것 같아. 여러분이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둥지에 오게 되었지만 여기서 우리가 만난 것은 우연이 아니야. 성질이 날 때 성경공부한 것을 기억하든 내 얼굴을 떠올리든 조금만 더 참자. 잘 마치고 서로 수고했다고 하고 웃으면서 헤어지면 좋겠어.”
아이들은 내게 몇 번씩이나 “목사님이 와주셔서 좋아요. 안녕히 가세요.”라고 인사했다.

그렇게 말해주는 아이들이 고마웠다.
모임 후 임 목사님을 좀 위로해 드리고 싶어 따로 시간을 가졌다.
일주일에 한 번 가는 나도 이렇게 속이 상하는데 몇 달을 같이 생활한 임 목사님은 속이 문드러질 것 같아서였다.
내가 속상했던 걸 먼저 말했더니 임 목사님도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했다.
두 목사의 한숨만큼 밤은 깊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