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이 무당에게 알려주는 건 가짜인가요?”

막내의 질문이 이어졌다.
“귀신이 무당에게 알려주는 건 가짜인가요?”
“그전에 먼저 알아둬야 할 것이 있어. 사람이 어떻게 무당이 되느냐는 거지.”
“그것도 궁금하네요.”
“무당에는 크게 세 종류가 있어. 무당이 하는 일에 대해서 공부를 해서 되는 ‘학습무’, 부모가 무당이라서 대를 이어 무당이 되는 ‘세습무’, 진짜 귀신이 무당이 되라고 시켜서 하는 ‘강신무’.”
“공부해서 무당이 될 수도 있어요?”
“요즘은 학습무는 꼭 무당이라고 하지는 않는 것 같더라. 도사, 법사, 선생…”
“무슨 공부를 하면 무당이 되는 거예요?”
“어떤 학교가 따로 있는 건 아니고 개인적으로 사람의 운명에 대해 오래 연구한 학문을 공부하는 거야. 이름에 따라 사람의 운명이 나뉠 수도 있다는 성명학, 태어난 시간이 운명을 결정한다는 명리학, 운명이 얼굴에 나타난다는 관상학 등을 공부해서 확률로 사람의 운명을 맞추는 거야.”
“그게 맞아요?”
“통계이고 확률이니까 대충 맞을 수도 있지만 꼭 맞다고 볼 수도 없지. 요즘 MBTI로 대충 성향을 파악하잖아. 그것도 통계이고 확률이야. 그런데 대충 맞잖아. 그런거지. 그런데 특별한 분위기가 있는 공간에서 특별한 사람으로부터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더 믿게 되는거야. 그리고 무슨 일이 생기면 또 찾아가게 되는거지.”
“진짜 귀신이 가르쳐주기도 한다면서요?”
“그런 사람들은 강신무. 근데 ‘강신무’라고 하니까 아빠 형제같다 ㅋㅋ”
“어, 그러네요 ㅎㅎㅎ”
“귀신이 무당하라고 시키면 어떨 것 같니?”
“생각만 해도 끔찍해요. 너무 싫을 것 같아요.”
“맞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그런데 시키는대로 하지 않으면 몸이 아프기도 하고 집안이 망하기도 하니까 억지로 하는거지.”
“진짜 귀신이 그렇게 해요?”
“귀신이 그 정도 능력은 있어. 그래서 무당이 되면 병이 낫기도 하고 집안이 잘되는 것 같기도 하니까 그렇게 사는 거지. 그리고 귀신이 해주는 말을 전하는데, 잘 맞기도 해.”
“진짜요?”
“귀신이라고 늘 거짓말만 하는 건 아냐. 거짓말만 하면 사람들이 믿겠냐?”
“아뇨.”
“사기를 치려면 전제조건이 뭔지 아니?”
“몰라요.”
“사람들이 자기를 믿도록 해야 돼. 귀신도 사람들이 자기를 믿고 따르도록 해야 하니까 상황을 맞추기도 하고, 잘 되게 하기도 하지.”
“그럼 좋은 점도 있네요.”
“당연하지. 좋은 점이 있으니까 사람들이 계속 그걸 믿고 의지하게 되는 거야. 문제는 이 세상에서 병이 낫기도 하고 불운을 피해가기도 한다고 하지만 귀신의 말을 듣고 천국에 갈 수 있을까?”
“아뇨.”
“귀신이 예수님처럼 ‘이웃을 사랑하라, 너를 희생하라, 공동체를 위해 살아라’ 이런 이야기를 할까?”
“아뇨.”
“사람들은 보통 ‘알아맞추냐 못맞추냐?’에 중점을 두고 나쁜 운명을 피하려는 걸 목적으로 하지만 기독교는 ‘그게 무슨 상관이냐, 하나님은 네가 어떻게 살길 원하실 것 같냐, 그래서 네가 어떻게 살거냐?’에 중점을 둬. 접근방식 자체가 다른 거지. 궁금증이 풀렸니?”
“네.”
“아빠는 네가 이런 질문을 해줘서 정말 고마워.”
“고맙다고요? 아빠가 고맙다고 할 줄은 몰았어요. 사실 많이 궁금했지만 아빠가 ‘너는 목사 딸이 귀신에 대한 걸 묻냐?’라고 하실까봐 망설였거든요.”
“그래? 전혀 아니야. 아빠는 네가 영적인 것에 대해 궁금해한다는 것 자체가 좋아. 아빠는 니네들이 영적인 것에 관심을 갖고 고민하기를 기도하거든. 그러니까 이런 건 언제든지 망설이지 말고 질문해도 좋아.”
“네.”
“아빠가 좋다고 하시니까 저도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