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가 기억나지 않는 식사

부산 시내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사)부산생명돌봄국민운동 사업소개와 후원요청을 위해 어느 기업체의 사회공헌 담당자를 만났다.
부산CBS 안성용 본부장님의 주선으로 어렵게 만들어진 자리였다.

장기판에서 처음엔 졸을 조심스레 움직이다가 점차 길게 움직이는 말과 코끼리를 옮겨 보고, 나중에는 차와 포가 장거리 공격을 하는 것과 같은 대화가 오갔다.
한쪽은 이기고 한쪽은 지는 만남은 별로이지 않은가.
솔직하게 서로의 요구사항을 말하고,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은 것 같다.
만남은 나름 만족스러웠고, 내일 실무자와 구체적인 통화를 하기로 했다.

처음엔 어제부터 신경써서 만든 자료를 꺼내놓을 겨를이 없어 아쉬웠지만, 대화를 마치고 보니 꺼내지 않아서 오히려 다행이었다.
많이 긴장해서인지 달콤한 디저트까지 먹었는데 입맛이 쓰다.
비싼 식사였는데 뭘 먹었는지 맛이 어땠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돌아와서 옷을 갈아입고 소파에 앉아 베어먹는 단팥빵이 맛있다.
일이 어떻게 돌아갈지는 오늘 창밖 풍경처럼 선명하지 않다.
그래서 하나님을 의지한다.
나를 위한 일이 아니기에 보람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