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SNS에 올렸던 글이다.
오늘 오전 화물트럭 기사분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내가 목사인 것을 알고 자기도 대전에서 교회에 다니고 있다고 했다.
그 교회의 연세 많은 담임목사님과 같이 모임을 갖는 목사님들은 우리 나라가 너무 좌경화 되어 ‘빨갱이’ 나라가 될 것을 심히 염려한다고 하며 수도권의 젊은 목사님들은 어떻게 생각하냐며 물었다.
나는 우선 625를 직간접적으로 겪은 분들은 그 일이 워낙 크고 충격적인 일이라 충분히 그렇게 반응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나 좌익 자체 보다 이념간 충돌로 야기된 그 끔찍한 전쟁을 다시 겪고 싶지 않은 두려움이 더 큰 것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어느 시대, 어느 지역이든 양 극단의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 극단의 사람들이 중간 입장의 대다수의 사람들보다 더 부각되기 마련이다.
언론 입장에서도 흥미를 끌지 못하는 중간 입장을 소개하고 미담으로 지면을 채우면 누가 그 언론 기사를 보겠는가?
당연히 자극적인 극단의 입장을 마치 모든 사람들이 이분화되어 큰 갈등을 겪고 있는 것처럼 해서 시선을 끈다는 점을 말했다.
이어 우리 국민이 역사를 알고, 사상을 알기에 쉽게 좌경화되지 않고 좌우의 장점을 잘 보며 취사선택하려 할 것이고,
우리 나라가 국제 사회에서 절대 권력을 가지면 좋겠지만 실제로는 강국들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하므로 한쪽으로 치우칠 수 없고,
625때처럼 북쪽의 전력이 우리보다 아주 강력하지 않고,
경제적으로 나아지면 반드시 민주화의 요구는 더 커지는 법이고,
정치인은 어차피 국민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고 충분히 우리 국민이 컨트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 기사분은 “그렇죠? 지금 아주 위기 상황은 아닌거죠?”라고 되물었다.
목사의 이야기를 듣고 많이 불안했나 보다.
목회자가 나라를 위해 염려하고 개인적으로 기도하는 것은 좋지만 자기 입장에 소신이 있더라도 성도에게 신앙을 빙자해 호도하는 것은 삼가야 할 것이다.
그것도 하나님 말씀 전하는 설교 시간에 하는 것은 더더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