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 아침 일찍 이희성 강사님의 페이스북 댓글을 확인했다.
이 강사님은 프로복싱 동양챔피언 출신으로 현재 아주 쉬운 건강관리법과 다이어트법을 강의하신다.
신앙도 없으신 분이 착한 부인따라 남서울평촌교회를 10년 넘게 꾸준히 다니셨다.
등록도 하지 않고.
그런데 오늘 꼭 만나고 싶다며 내 숙소로 오겠다는 것이다.
원래 청년부 담당 신 목사님이 나를 데리러 와서 같이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는데, 내가 연락해서 어떤 분과 식사하고 시간에 맞춰 알아서 가겠다고 했더니 바쁜 주일사역 중 픽업을 해야하는 신 목사님이 반가워하는 눈치였다.
내가 식사장소를 정해야 하는데 숙소 근처 식당을 앱지도로 이리저리 찾다가 ‘북창동순두부’에 눈이 갔다.
북창동순두부는 남서울평촌교회가 상가에 있을 때 바로 옆에 있어 자주 갔던 곳이다.
북창동순두부집 앞 주차장에서 이 강사님을 만나 악수하고 한번 껴안았다.
2018년에 내가 사임하고 부산에 내려가서 지낼 때 가장 먼저 나를 찾아오신 분이다.
그러니 거의 3년만에 만난 것이다.
내가 물었다.
“북창동순두부집 예전 우리 교회가 상가에 있을 때 바로 옆에 있었는데 기억하세요?”
“그럼요”
두 사람이 같이 해물순두부를 시켰다.
“건강 강사님과 식사하는데 맵고 짠 순두부집에서 만나자고 해서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저도 가끔씩 맵고 짠 것도 먹고, 라면도 먹습니다”
“옛날 추억에 같이 잠기고 싶어서요”
“좋습니다”
이 강사님은 음식이 나오기 직전 “제가 목사님 설교 덕분에 예수님 믿게 됐습니다. 올 1월에 교회 등록하고 새가족공부를 했습니다”라고 하셨다.
나는 너무 기뻤다.
“정말요? 와,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내 심술궂게 “그런데 왜 제가 있을 때 등록하지 않으시고 이제 하셨습니까? 제가 있을 때 하셨으면 같이 사진도 찍고 했을텐데요”
“교회에 꼭 등록해야 하는 걸 몰랐습니다”
“아내분이 워낙 착하셔서 부담 가지실까봐 한 마디도 강요하지 않으셨죠?”
“예”
“아무튼 정말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