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絕望)과 소망(所望)

‘절망’의 사전적 의미는 ‘바라볼 것이 없게 되어 모든 희망을 끊어 버림. 또는 그런 상태’이고, 실존철학에서는 ‘인간이 극한 상황에 직면하여 자기의 유한성과 허무성을 깨달았을 때의 정신 상태’라고 한다.

나는 그동안 설교와 강의와 대화를 통해 자주 ‘절망’을 말했다.
그러나 솔직히 철학적 의미는 고사하고 사전적 의미로도 그 단어를 헤아려 보지 않은 것 같다.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았다든지, 파산 선고를 받았다든지, 가정이 해체되었든지, 학교나 직장에서 집단따돌림을 당하든지 등의 이유로 건강이나 경제생활이나 가정이나 직장에서 실제 소망이 사라진 경우들을 구체적으로 상상해 보니 내가 ‘절망’이란 단어를 너무 가볍게 대하고 사용한 것 같다는 걸 깨달았다.
그 무겁고 무서운 ‘절망’에 빠진 사람들에게 난 너무 가볍고 쉽게 ‘소망’ 운운했다.
그랬던 내가 부끄럽고 죄송하다.

그런데 그런 절망의 상황에서 예수님을 만난 사람들이 있다.
삶을 변화시킨 사람도 있고, 변화되지 않는 삶을 버티는 힘을 얻는 사람도 있다.
예수님이 그들의 소망이 되어 주신 것이다.
일상에 고난 정도가 아니라 소망이 끊어진 절망에 빠져서야 비로소 보이는 것이 참 소망이다.
소망이란 것이 없던 그들은 소망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됐다.
왜 예수님에 관한 이야기를 ‘복음’이라고 부르는지 알게 된다.
요즘 내가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