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옥한흠 목사님 묘소

예전부터 사랑의교회 안성수양관을 종종 방문했다.
평균 1년에 한 번 이상인 것 같다.
수련회 격려 방문, 세미나 참석 등 모임이 있을 때도 있었지만, 나 혼자 금식을 하거나 기도하기 위해 방문한 적이 더 많았다.
고 옥한흠 목사님의 묘소가 그곳에 만들어진 이후로, 안성수양관을 방문하면 꼭 묘소에 들러 사진을 찍었다.

가장 마지막으로 방문한 것이 2019년 10월 17일이었다.
서울광염교회 부목사로 있을 때 서울광염교회가 소속된 예장합동 황해노회를 안성수양관에서 열었다.
나는 예장합신 소속이라 혼자 나와 옥한흠 목사님 묘소를 방문했다.

2019년 10월 17일 옥한흠 목사님 묘소 앞에서 [사진 강신욱]

그후 코로나가 터졌고, 안성수양관을 방문하지 못했다.
이번 언약교회 청년부 수련회를 계기로 4년만에 안성수양관에 오게 됐다.
찾는 사람도 많지 않고, 1층 카페도 문을 닫았고, 매점 겸 서점도 운영이 어려운 것 같다.
흐르는 세월은 어쩔 수 없다지만 예전같지 않은 썰렁함이 아쉬웠다.
이런 내용들을 거의 모르는 청년들에게 옥한흠 목사님을 소개하고, 그 묘소가 이곳에 있으니 온 김에 방문하고 비석에 뭐라고 적혀있는지 한번 보면 좋겠다고 권했다.

영하 10도의 날씨에 산속은 일찍 해가 진다.
혼자 눈이 얼어 위험해 보이는 경사길을 걸어내려가 묘소에 도착했다.
누군가 내려놓은 꽃이 몇 송이 있다.
혼자 좌우에 있는 비석을 물끄러미 봤다.
혼자 좌우를 두르고 있는 산들과 그 사이로 보이는 하늘을 봤다.
심호흡을 하며 찬 공기를 들이마셨다.

한 시대를 살아낸 죽은 자를 추념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다른 시대를 내가 어떻게 사느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