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 처음 제자들을 부르시는 장면이 나오는 요한복음 1:35-42를 돌아가며 읽었다.
“오늘은 예수님이 제자들을 만나는 장면이야. ‘예수님의 열두 제자’라는 말 들어본 적 있니?”
“아니오.”
“안 들어봤어도 전혀 상관없어. 그냥 상식으로 알아 둬. 예수님의 제자는 몇 명?”
“열두 명.”
“그렇지. 지금부터 2천 년 전에는 제자라고 하면 ‘도제(徒弟)’식이었어. ‘도제’라고 들어봤니?”
“아니오.”
“들어본 것 같기도 한데요.”
“도제는 스승과 아예 같이 살면서 심부름도 하고, 먹을 것도 챙기면서 스승의 기술이나 사상, 가치관을 배우는 방식이야. 옛날에는 다 이런 식이었어. 예수님의 제자들도 그렇게 생활하기 위해 모이기 시작했는데, 처음 제자가 된 사람들은 예수님이 모은 게 아니라 세례 요한의 보내 준 사람들이야. 세례 요한 기억하지?”
“예.”
“세례 요한에게 제자들이 있었는데, 제자들 앞에서 예수님을 향해 ‘하나님의 어린 양’이라고 한 거야. 이 말은 나를 떠나서 예수님을 따르라는 거지. 그때 두 명이 예수님을 따르기 시작했는데, 그 이름이 ‘안드레’였어. 니네들 혹시 영국 왕실 앤드루 왕자라고 들어봤니?”
“아니오.”
“앤드루 가필드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주인공이었는데.”
“스파이더맨은 봤는데 주인공 이름은 몰라요.”
“그렇구나. 아무튼 영어식 ‘앤드루’라는 이름은 성경의 ‘안드레’에서 왔다는 건 일단 들어둬. 이 안드레에게 형제가 있었는데 이 사람 이름은 ‘시몬’이야.”
“형제 이름이 뭐라고?”
“시몬.”
“안드레가 자기 형제 시몬을 예수님께 데리고 갔는데, 예수님이 시몬에게 새로운 이름을 지어줬어. 그게 ‘베드로’야. ‘베드로’는 ‘바위’라는 뜻이거든. 예수님은 베드로가 바위처럼 든든한 사람이 되라고 지어주셨어.”
“아, 들어봤어요.”
“들어봤니?”
“어디서 들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요.”
“이 ‘베드로’의 영어식 이름을 들으면 더 기억날 거야. 바로 ‘피터’ 거든. ‘피터’란 이름 들어봤지?”
“예. 어디서 들어봤는데… 아, 기억났다. 피터팬!”
“그래, 피터팬의 피터도 베드로에서 온 거야.”
“우와, 그러면 피터팬이 원래는 베드로예요?”
“뭐라고? ㅎㅎㅎ 그건 아니고. 베드로가 실존 인물이고 예수님의 제자로 유명했기 때문에 후대의 사람들이 그 이름을 본따서 자식의 이름을 ‘피터’라고 지었고, 그런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피터’라는 이름이 많아진 거지.”
“피터팬이 하늘을 나르니까 피터팬도 예수님의 제자인 줄 알았어요.”
“피터팬은 동화 속의 가상 인물이고, 베드로는 실존 인물이야. 이 시간에 잠깐 특별한 순서를 가져 보자. 만약에 니네들이 서로 이름을 지어준다면 뭐라고 지을래? 순서대로 한 사람씩 새로운 이름을 지어주기로 하자.”
“별명 지어주기 같은 거예요?”
“비슷한데, 별명은 놀리기 위해서 부를 때가 많잖아.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나 그렇게 되기를 축복하는 마음으로 지었으면 좋겠어.”
혹시 아이들이 다른 아이들의 약점을 부각시키고 놀리는 별명을 짓고는 낄낄거리지나 않을까 염려했지만 그것은 기우였다.
지금 자기가 놀리면 다음엔 자기가 놀림을 받을 수도 있다고 짐작해서였는지는 몰라도 아이들은 진지해졌고 평소 자신이 알고 있었던 그 아이의 장점과 소망을 반영한 이름을 지어주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니 전형적인 착하고 순진한 10대의 모습 그 자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