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일(금)부터 4일(주일)까지 진행되는 부산 아름다운교회 청년부 수련회 강사로 청함을 받았다.
나는 2일과 3일 저녁에 ‘복음’이란 주제로 설교를 맡았다.
나는 설교 요청을 받으면 교회 형편과 내 설교를 들을 청중에 대해 최대한 파악하고 준비하려고 한다.
지난 주간 부산 아름다운교회를 방문해서 김성식 담임목사님과 청년부 담당교역자인 이재웅 간사님을 만났다.
두 분은 캠퍼스 선교단체 출신이었고, 성도를 꾸준한 말씀훈련을 통해 양육해 온 것을 알 수 있었다.
일찍 와서 같이 저녁 식사부터 하면 좋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처음엔 청년들과 소통을 하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해서 그러겠노라고 했다.
저녁 시간에 맞춰 수련회 장소인 울산 외곽까지 가기 위해 비신자들과의 성경공부 모임 시간을 변경하거나 취소하려고 했다.
수련회 저녁 설교 전 오후 4시에 신경이 많이 쓰이는 비신자들과의 성경공부 모임을 하는 것이 좀 부담스럽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생각이 달라졌다.
내가 왜 부산에 있는가 생각할 때 비신자 모임을 뒤로 미룰 수 없다는 마음이 들었다.
또한 첫 설교 전부터 청년들과 식사를 같이하는 것이 설교하는 자나 듣는 자들에게 별로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아 집회 전에만 도착하겠다고 했다.
약속대로 4시부터 6시까지 비신자들과의 모임을 하고, 북토크때 남아 냉동실에 있던 떡 한 조각을 전자렌지에 데워 저녁을 떼웠다.
1시간 30분을 운전해서 수련회 장소인 울산 어느 펜션에 도착했다.
퇴근하고 오는 청년들을 배려하느라 밤 8시30분에 집회가 시작됐다.
넓은 거실 같은 공간에 청년들 20명이 가운데 공간을 두고 둘러앉았다.
물론 대충 분위기를 예상하고 꽈배기 니트에 청바지를 입고 갔지만 솔직히 이런 공간에서 이런 배치로 앉은 분위기에서 설교한 경험이 없어 좀 어색했다.
먼저 그런 내 마음을 솔직히 표현하고 형식을 바꿔서 일반적인 설교 스타일이 아니라 소그룹 모임하듯 말씀을 전했다.
서울의 대형 교회가 아니면 많은 청년들을 보기 힘들고, 인구가 모이는 수도권에서도 청년부 수련회에 인원을 모으기가 어려운 것이 실정이다.
그런데 복음화율이 낮은 부산에서 오래된 주택가 작은 교회의 청년부 수련회에 20명이나 참석한 것은 대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혹시 비신자가 있느냐고 물었는데 그런 사람은 없어서 예수님을 믿지만 오해로 인해 누리지 못하는 복음의 부요함과 결코 교회 안에만 머물 수 없는 하나님 나라의 사회적 메시지와 확장성에 대해 전했다.
그리고 뜨거운 수련회도 좋지만 이성적 사고를 통해 수련회를 마치고 내가 어떻게 살아갈지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적어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설교를 마치고 밤 10시30분이 넘은 시간에 나는 집으로 출발해서 자정 무렵 도착했다.
청년들은 담당교역자의 인도로 기도회를 한다고 했는데, 어떻게 기도했는지 궁금하다.
자정 넘은 시간부터 시작한 아시안컵 축구도 보느라 차분히 혼자서 생각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기에는 무리였을 것 같다.
오늘(2/3)은 6시쯤 도착해서 청년들과 저녁 식사를 같이 하기로 했다.
어제의 피드백을 듣고 싶다.
오늘밤엔 어떤 스타일로 할지 아이디어를 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