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이홈처치 설교와 강의

낮은울타리를 시작할 때 솔직히 앞이 보이지 않아 어떻게 해야할지 알지 못했다.
내가 좌충우돌하며 가고 있기에 후배들은 좀 덜하도록 돕고 격려하고픈 마음이 간절하다.

합동신학대학원 후배이고 일본 선교사를 하다가 돌아온 이강혁 강도사님이 제주에 세운 제이홈처치도 독특하게 시작한 교회이다.
날 주일에 강사로 청하길래 주중에는 안되느냐고 물으니 곤란하다고 했다.
성도가 주일 외에는 시간 내기가 어려운 것까지 낮은울타리와 닮았다.
내 첫 북토크에서 비신자이며 말기 암환자였던 분과 동행했던 이 강도사님을 만났던 낮은울타리 식구들은 사정을 듣더니 내게 잘 다녀오라고 했다.

고생하는 이경진 사모님이나 여섯 자녀를 위해 선물을 준비했다.
코스트코에서 사모님을 위해서는 아이크림을, 자녀들을 위해서는 제주에 없는 코스트코 과자를 샀다.
커다란 코스트코 과자 때문에 큰 가방을 따로 하나 들어야 했다.

토요일 밤에 제주에 도착했을 때 이 강도사님이 공항까지 마중나왔다.
저녁을 꼭 대접하고 싶다고 하며 제주 시내로 들어갔다.
얼마전 어떤 분이 대접해서 맛있게 먹었다는 것이다.
이런 마음은 받아야 할 것 같아 그러자고 했다.
생선조림이 나오는 식당이었는데 이 강도사님 마음 덕분에 더 맛있게 먹었다.
집에서부터 총 5시간 걸린 여독이 풀리는 것 같았다.

푸짐한 저녁상 [사진 강신욱]

다음날 주일 오전 예배 설교를 했다.
적은 숫자가 모였지만 예배는 진지하면서도 화목했다.
아이들도 있어 어린이 찬송을 부르며 율동하는 시간도 있었다.
나는 낮은울타리에서처럼 편한 스웨터 차림으로 설교를 했다.
예배 후에 이 강도사님의 첫째인 초등학교 6학년 사내 아이가 다가오더니 “목사님, 오늘 설교가 쉽고 좋았어요.”라고 하길래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일 예배 설교 모습 [사진 이강혁]

오후에는 주일학교 교육에 관한 강의를 했다.
주일 예배에 참석한 사람들 중 사정이 있어 참석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어 더욱 숫자는 적어졌지만 참석자들은 아주 진지했다.
나는 제이홈처치의 사정을 모르기에 구체적인 내용보다는 신앙교육의 성경적 원리와 지난 2천 년 교회 역사 속에서 어떻게 해왔는지 전했다.
곧 이전을 앞둔 제이홈처치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기를 바란다.

신앙교육 강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