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세례 교육] 0724-1024

올해 초여름 낮은울타리 식구를 따라 가족 한 명이 낮은울타리 예배에 참석했다.
그분은 평생을 불교신자로 살아오시다가 이제 홀로 되신 분이다.
집이 김해여서 해운대에 있는 낮은울타리까지 오는 데만 두 시간이 넘게 걸리는데 굳이 낮은울타리까지 와서 열심히 참석하셨다.
유튜브에 있는 내 영상강론도 다 찾아보고 틈틈이 성경도 읽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그분은 채 두 달이 되기 전에 독특한 개인적 경험을 하게 됐고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인정하고 입으로 고백했다.
기독교에 대해 거의 지식이 없지만 하나님이 살아계신다는 고백만 확실하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세례 교육을 하겠다고 했다.

일흔에 가까운 그분이 주중에 김해에서부터 낮은울타리까지 와서 교육을 받겠다고 해서 그건 내가 불편하다고 했다.
목요일 오전 10시30분부터 12시까지 시간을 정하고 내가 김해까지 운전해서 가기로 했다.
운전을 해도 1시간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매번 “시간 많은 제가 가도 되는데 목사님이 이 멀리까지 오시느라 너무 힘들어서 우짭니꺼. 저는 편하긴 한데 너무 죄송합니더.”라고 말씀하셨다.
나도 매번 “편하게 앉아서 운전해서 오기 때문에 전혀 힘들지 않습니다. 드라이브하는 기분으로 오니까 미안하게 생각하지 않으셔도 됩니다.”라고 말씀드렸다.

다행히 적당한 장소가 있었다.
한옥카페 ‘마루’라는 곳인데 오전에는 거의 손님이 없었다.
대신 우리는 너무도 편안한 분위기에서 세례 교육에 집중할 수 있었다.
마치 공부를 위해 대관을 한 분위기였다.
사장님도 목요일이면 우리를 반기고 시그니처 메뉴를 추천해주기도 했다.
한참 더울 땐 국산 팥으로 직접 쑨 팥빙수, 한동안 직접 곤 쌍화차 또는 대추차, 오늘은 국산 팥으로 직접 쑨 단팥죽을 먹었다.
가끔 서비스로 양갱, 꿀, 보이차를 주기도 했다.

공부를 마치곤 시간이 딱 점심시간인지라 같이 식사를 했다.
주로 백화점 푸드코트에 가서 비빔밥, 생선구이 등을 먹었다.
식사를 하면서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를 했다.
이분이 공부를 하고 함께 식사하는 걸 좋아하신다는 걸 알게 됐다.
낮은울타리에 오는 주일과 공부하는 목요일을 기다리신다고 하기도 했다.

7월 24일 공부를 시작해서 딱 석 달만인 10월 24일에 마쳤다.
올해 유난히 더웠는데 폭염으로 인해 다른 모임은 쉴 때도 세례 교육은 쉬지 않았다.
이분이 코로나로 한 주, 추석 지나서 수도권의 딸네 집에 가느라 한 주 쉰 것이 다였다.
그동안 기독교 개요, 주기도문, 사도신경을 공부했다.
이분이 필기도 열심히 하고, 복습도 열심히 해서 가르치는 사람 입장에서는 정말 고맙고 보람이 있었다.

오늘 사도신경 마지막 공부를 하고 마무리를 했다.
내게 감사하다며 삼계탕을 사주셨는데, 식사 자리에서 소감을 나눴다.
“매주 먼 길 오시느라 그동안 너무 수고 많으셨습니더. 제가 너무 아는 게 없어서 가르치기에 힘드셨지예?”
“아닙니다. 열심히 필기하고 복습을 잘해오는 우등생이고 모범생이라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보람이 되었습니다. 정말 저에게도 격려가 많이 되고 기쁨이 있었습니다. 오늘 몸보신도 시켜주셔서 고맙습니다.”

11월에 세례 교육 마무리 기념으로 낮은울타리 야유회를 가기로 했다.
또 세례 받기 전에 따로 질문과 대답을 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알렸다.
낮은울타리 첫 세례식은 12월에 할 예정인데 벌써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