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03 낮은울타리예배

봄비로는 제법 많은 비가 내리는 날이었다.
하지만 낮은울타리에 들어오는 식구들의 얼굴은 언제나 그렇듯 ‘맑음’이다.
오늘도 다들 활짝 웃으며 들어와 참 반갑고 감사했다.

‘성도의 감사와 찬양’ 시간에 한 분이 지난 주간에 옛날 교회 청소년부 담당 교사였던 분이 당시 제자였던 자기 동기들의 환갑 잔치를 해주셨다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해주셨다.
나는 예전 담임했던 남서울평촌교회의 미자립교회 지원담당 장로님 부부가 오셔서 위로와 격려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설교 후 찬송가는 제388장을 불렀는데, 부르고 나서 예전 교회에서 심방 중 일화를 소개했다.
내가 심방 중에 부르고 싶은 찬송을 물었더니 이 찬송을 말해 준 것이다.
나는 내 찬송가의 제388장에 그분의 이름을 적어두었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오직 이 찬송으로 하나님께 아뢰는 그 마음이 오늘 설교의 내용과 맞닿아 이 곡을 택했다.

울음이 나오려는 걸 찬송가를 부르는 내내 잘 참았는데, 축도하다가 터져버렸다.
축도를 하겠다고 하고선 한동안 한 마디도 못하고 서 있었다.
중간에도 뚝뚝 끊으며 겨우 축도를 마쳤다.

어제 오늘 그분 생각이 많이 난다.
로마 시대 당시 튀르키예 등지에 흩어졌던 성도들도 겉으로 드러내지 못하는 기도를 속으로 많이 했을 것 같다.
“주여, 보호하소서. 주여, 인도하소서. 나를 정케하소서.”
지금의 나도 마찬가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