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여유로왔다.
전날 성찬식용 치즈 케이크를 미리 사놓기도 했고, 주일 이른 아침 달리기도 하고, 미리 낮은울타리에 도착해서 주보와 설교문도 인쇄를 마쳤다.
뒤이어 도착한 낮은울타리 식구들과 대화도 했다.
예배 직전 한 식구의 “오늘 성찬식이 없나요?”라는 질문에 성찬식 준비를 빠뜨렸다는 걸 깨달았다.
사실 오늘 예배의 포인트는 설교 후 찬송에 있었다.
주중에 설교 준비를 마치고 설교 후에 부를 찬송을 찬송가와 복음성가를 뒤적이며 찾았는데 마음에 드는 것이 없었다.
다시 설교 원고를 읽었을 때 문득 떠오른 노래는 예전 청년부 예배에서 청년들과 함께 불렀던 “하나님 나라는 이 땅에 이미 시작된 나라”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노래였다.
검색을 했는데 ‘좋은 씨앗’이란 팀이 노래를 했다는 것만 나오고 악보가 검색되지 않았다.
악보를 구하려고 보니 별도로 구입을 해야 하는데, 가장 작은 악보가 두 페이지라고 했다.
낮은울타리 주보에 두 페이지를 넣을 여유가 없으니 굳이 악보를 구입할 필요가 없다.
악보를 포기하고 가사만 주보에 실었다.
그리고 예배 전 도착한 식구들에게 이 노래에 대해서 물으니 모른다고 했다.
단톡방에 유튜브 링크를 전달하고 그걸 따라 부르며 익히고 있었던 것이다.
“아차.”하고는 부랴부랴 치즈 케이크를 잘랐다.
설교를 마치고 찬송 시간에 그냥 유튜브를 켜고 가사에 집중하자고 했다.
식구들은 흥얼흥얼 따라 불렀다.
나도 작은 소리로 따라 부르다가 “주님이 오시는 날 영원히 완성되는 나라”를 부를 때 울컥했다.
순간 내가 성찬식용 빵만 자르고 포도주를 준비하지 않은 것이 생각났다.
얼른 일어나서 포도주를 따랐다.
성찬식을 하며 “예수님이 바로 그 나라를 이루시고 우리에게 그 나라를 누리게 하시기 위해 십자가를 지셨다.”라고 고백할 때 다시 울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