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수경의 룻기, 더불어 사는 공동체

권수경(일원동교회 담임) 목사님이 룻기에 대한 책을 쓰셨다.
예전에 마태복음 7:12 한 절로 600면이 넘는 ‘황금률’이란 책을 쓰셔서 내게 깊은 인상을 남긴 적이 있는데, 룻기는 넉 장이나 되니 전집이 출간되어야 마땅하다.
300면 이상의 책을 무서워하는 요즘 범인들을 위해 250면만 쓰셨으니 요약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그동안 룻기에서 회개, 섭리, 구속사, 예수 그리스도를 말한다고 들었지만 공동체를 비춘다는 책은 처음이다.
43면의 “순종의 사람이 회개한 죄인을 품어 줌으로써 데리고 온 이방 여인까지 모두가 한 무리가 되는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한다.”라는 문장이 놀라워 여러 번 다시 읽었다.
나는 이 문장에서 렘브란트의 ‘탕자의 귀향‘이란 그림이 떠올랐고, 상상으로 조작했다.
원작에선 오른편에 불편한 표정으로 부자의 포옹을 보고 있던 첫째 아들도 둘째를 함께 껴안는 모습으로.

나는 244면 “황금빛 벌판에서 보아스와 룻이 만나는 장면은 하나님의 나라다. 주인과 노예가, 남자와 여자가, 부자와 가난한 사람이, 유대인과 이방인이 서로를 존중하며 섬긴다.”는 부분을 읽으며 신약의 성찬식에 이루어진 하나님 나라를 거슬러 본 것 같아서 눈물이 고였다.
메시야가 이룰 세상을 예언한 이사야 11장을 기초로 한 노래 가사 “사자들이 어린 양과 뛰놀고 어린이도 함께 뒹구는“ 그 세상이 이미 이사야 400년 전에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너무 이상적이라 이상하게 받아들여졌던 그 공동체를 하나님이 이미 아름답게 이루신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예수 믿되 열심히 잘 믿어야 복 받는다는 쌍팔년도식 왜곡된 복음이나 최근 겨우 이념 분쟁이나 조장하는 가짜 복음이 아니라 진짜 하나님 나라 복음이기 때문이다.

예배, 구제, 봉사, 제자훈련, 심지어 전도축제도 있지만 오히려 열린 공동체가 아니라 폐쇄적인 패거리가 되어가는 교회의 현실을 아파하며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사람이라면 권수경 목사님의 ‘더불어 사는 공동체’라는 책이 위로와 함께 방향성을 제시하는 책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룻기 설교를 준비하는 설교자들은 물론이고 21세기 한국 사회에서 교회와 성도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