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의 만남

서울 영화교회 원로목사님이신 손훈 목사님 부부를 정확하게 1년 만에 다시 뵀다.

2021년 5월 13일 [사진 지나가던 중 부탁 받고 찍어주신 분]

1년 전에는 부산에 내려온지 6개월 만이라 아직 ‘부산살이’하는 느낌이었을 때였다.
하지만 1년이 지나며 나와 우리 가정은 많은 일을 겪었다.
좌충우돌, 우왕좌왕, 갈팡질팡 그 자체였다.
새롭고, 외롭고, 괴롭고…

나는 1년 만에 뵌 분들께 어디 가서 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털어 놓게 됐다.
속으론 ‘내가 왜 이러지?’하면서도 내 입에선 이야기가 술술 나왔다.

벤치에 앉아 내 이야기를 들어주시는 손훈 목사님 [사진 손훈 목사님 사모님]

손 목사님과 사모님은 인생이든 목회든 20년 후배에게 하실 말씀과 조언이 많으실텐데도 그저 격려와 축복만 해주셨다.
나도 어느덧 선배로서 여러 후배들을 만난다.
만남 후 거의 빠짐없이 ‘내가 너무 아는 척하고 조언을 한답시고 하지 않아도 될 말을 너무 많이 했구나’ 후회한다.
그런데 손 목사님과 사모님은 그 부분에서 물 흐르듯 부드럽게 지나가는 것이었다.
그 절제가 되는 인품이 정말 부러웠다.

벡스코 전시장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고

손 목사님은 최근 저술하신 ‘잡목을 백향목처럼’라는 책을 선물해 주셨다.
정성스레 서명하고 저술 배경과 의도도 설명해 주셨다.
추천인들의 면면을 보면 한국 교계 기라성같은 분들이 망라되어 있는데, 손 목사님은 내가 읽고 평을 해주면 좋겠다는 겸손한 말씀까지 덧붙이셨다.
감사하면서도 큰 숙제를 받은 느낌이다.

손훈 목사님 서명 [사진 강신욱]

1년 뒤에는 어떤 만남이 기다리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