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님, 수고하십니다”

부산으로 이사오기 전에도 그랬지만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주민들에게 “안녕하세요”라고 먼저 인사했다.
올 여름엔 더위가 너무 심해 택배기사님들에게도 인사하기 시작했다.
아니, 인사하기로 작정한 게 아니라 이 더위에 땀을 뻘뻘 흘리며 배달하는 분들을 보니 절로 “수고하십니다”라는 인사가 나왔다.

인사를 했더니 처음엔 자기 보고 인사하는 줄 모르는 분도 있었다.
이제는 “감사합니다”라며 얼굴로도 고마움을 표현하신다.

오늘은 1층에서 물건을 카트 가득 싫은 택배 기사님과 같이 엘리베이터를 탔다.
우리집보다 위층 몇 집에 배달을 해야 하는 모양이다.
나는 얼른 집에 들어와서 냉장고에 넣어 두었던 시원한 두유와 빨대를 챙겨 다시 엘리베이터를 눌렀다.
마침 아무도 없이 택배기사님만 배달을 마치고 내려가는 중이었다.

나는 두유와 빨대를 내밀며 “시원한 음료 하나 드십시오”라고 했다.
택배기사님은 “아이고, 감사합니다”라며 얼른 받아들었다.
내가 들어오자마자 후다닥 냉장고를 뒤져 음료를 들고 다시 나가는 걸 본 딸들은 금방 다시 들어오자 “다시 나가시는 것 아니었어요?”라고 물었다.
“아니, 택배 아저씨가 더운데 수고하시는 것 같아서 시원한 음료 하나 드렸어”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