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낮은울타리를 방문했던 CBMC(실업인선교회) 서울영동지회 분들의 온라인 주례모임에 초대를 받았다.
아침 7시에 30명 안팎의 인원이 참석했다.
사업을 하는 분들이 바쁜 중에도 우선순위를 두고 참석하는 것이 참 귀하게 느껴졌다.
강의 형식이 아니라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일방적인 강의를 하면 듣는 분들이 도대체 무엇을 궁금해 하는지, 정말 듣고 싶은 내용이 무엇인지 알 수 없으며 강사 혼자 관심사 밖의 엉뚱한 이야기를 하다가 끝날 수도 있다.
그러나 참석자들이 궁금해 할 만한 내용을 질문하고, 나는 ‘이분들이 나에 대해 이런 걸 궁금해 하는구나’라는 걸 알면서 답을 할 수 있어 좋은 방식인 것 같았다.
나는 사회자의 질문을 받고 내가 원래 어떤 목회를 했는지, 어떻게 낮은울타리 사역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그래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등을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질문은 “낮은울타리 사역에서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입니까?”였다.
난 “저의 낙담입니다”라고 대답했다.
“기도해도 앞이 보이지 않고, 다가가도 전혀 움직이지 않을 때 저도 사람인지라 낙담하게 됩니다. 그러면 참 어렵습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Q&A 시간에 한 분이 말했다.
“목사님이 가장 어려운 점이 낙담이라고 할 때 저는 울컥했습니다. 제가 부산에서 살았기 때문에 그것이 무엇인지 압니다. 저는 부산의 믿지 않는 가정에서 혼자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제가 서울에 간 것은 어쩌면 자유로운 신앙생활을 하기 위함인지도 모릅니다. 서울에 처음 와서 정말 좋았던 것은 ‘내가 교회에 다닌다’고 이야기해도 아무도 이상하게 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부산에서는 교회에 다닌다고 하면 이상하게 보는 시선이 있었는데 서울에는 그것이 없어 좋았습니다. 부산과 서울은 기독교에 대한 분위기가 확실히 다릅니다. 그런데 수도권에서 목회하시던 분이 오히려 그런 부산으로 내려가서 비신자들에게 전도한다고 하니 얼마나 막막할까 공감이 되고 ‘낙담’이라는 말이 정말 생생하게 와닿았습니다. 목사님, 힘내십시오”
부산의 어려움을 공감해 주는 분이 있어 정말 감사했다.
‘낙담(落膽)’, 한자 그대로 하면 ‘쓸개가 내려앉았다’는 의미인데, 또한 ‘담’은 ‘속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마음이 내려앉으면 다시 제자리에 올려놓기가 참 어렵다.
한 사람의 진심어린 공감이 낙담에서 날 붙잡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