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서점 사장님 마음

기독 서점을 방문하며 일단 버텨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다들 그렇게 말해줘서 너무 고맙단다.

요즘은 교회가, 교역자들이, 성도가 책을 잘 보지도 않는다.
기독교는 예로부터 ‘책의 종교’라는 별명을 가졌는데…
나부터 한 권이라도 더 사야겠다는 생각이다.

교회에서 물품을 구입하더라도 대부분 온라인으로 주문한다.
할인을 받으니 교회 재정을 아끼기도 하고, 가만히 앉아서 받으니 편하기도 하다.
교회 재정을 귀하게 여기는 의식은 중요하다.
그러나 아껴서 무엇을 할 것인가 목적도 중요하다.
교회 재정의 가장 중요한 사용처는 사람을 살리는 것 아닌가?
기독교와 교회에 전적으로 의지하고, 교회 식구이기도 한 기독 서점을 살리는 것도 교회 재정의 중요한 사용처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놀라운 것은 기독 서점이 한 달 한 달 힘겹게 버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문하는 분들에 대한 배려가 있었다.
요즘 기독 서점을 방문하는 분들은 크게 세 부류라고 한다.
(1) 온라인을 이용하지 못하는 분들
(2) 배송비가 아까운 분들
(3) 미처 온라인으로 구매하지 못해 급하게 주말에 달려오는 교역자

(1)과 (2)는 사실 기독 서점 운영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분들의 필요는 절실하다.
사장님들이 버티는 이유 중의 하나라고 한다.
(3)은 내가 들어도 솔직히 얄밉다.
급할 때는 들렀다가 평소에는 방문도 하지 않는다.

짧게 있다가 다른 곳으로 옮기는 교역자라도 거기에 있으면 그 지역의 기독 서점 사장님이 누군지, 자기가 어느 교회 교역자인지 정도는 소통하고 지내야 하는 것 아닌가?
내가 “젊은 사람들이 의리가 있어야지, 벌써부터 그래서 무슨 좋은 목회자가 되겠습니까?”라고 아쉬움에 편을 들었더니, 오히려 그분들이 당황하시며 “그렇게 말씀하시면 저희가 민망합니다.”라며 지역 교회 교역자들을 오히려 변호했다.

‘이런 마음으로 운영하시는구나. 이런 마음이니까 버티시는구나.’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