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서점 방문 후기

‘대화로 푸는 성경’ 북토크 포스터를 건넨다는 핑계로 부산시 내에 있는 기독서점을 검색하고 방문했다.
북토크 홍보를 위해서라면 차라리 아는 목사님들을 찾아가서 교회에 홍보해 달라고 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솔직히 사람들이 기독서점을 방문하지 않는데, 기독서점에 올라가는 2층 계단에 붙여진 많은 광고 중 하나인 포스터를 보고 북토크에 참석할 것이라 기대하지 않았다.
그냥 이 일을 핑계로 기독서점을 방문해 보고 싶었다.

실상은 예상보다 심각했다.
일단 검색된 9곳 중 2곳은 문을 닫았다.
주소지엔 다른 것이 있었다.
내가 방문한 곳은 남은 7곳 중 6곳이다.
6곳은 대부분 버티는 수준이었다.
한 곳마다 최소 30분에서 1시간 정도 있었는데 한 명도 들어오지 않은 곳도 있었다.
들어와도 대부분 60대 후반에서 70대로 보이는 분들이었다.
오직 ‘기쁨의집’만 1시간 여 동안 10명 가까운 사람들이 드나든 것 같다.

안타까운 마음에 나를 소개하고, 대표님들과 대화하고, 들은 사연을 페이스북에 근처 기독서점에 방문하자는 취지로 사진과 함께 올렸다.
감사하게도 여러분이 동감하고 기독서점을 방문하겠다고 했다.

남은 1곳은 부산경남에서 가장 큰 곳이라 굳이 방문하지 않으려 한다.
딱히 소개하지 않아도 될 것 같고, 소개할 사연도 없을 것 같아서다.
검색된 9곳 외에 몇 곳이 더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언젠가 방문할 기회를 잡을 지 모르겠지만 올해는 아니다.

온라인이 활성화되는 시대에 기독서점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끝까지 살아남는 것이 맞을까?
살아남기 위해 변해야 맞는 것일까?
변한 시대만큼 변해야 하는데 변하지 않아 도태되는 것일까?
교역자와 성도는 자신의 뿌리 중 하나였던 기독서점을 왜 외면할까?
늦은 밤에 생각이 많아진다.

내 코가 석 자인데…
메시야콤플렉스가 발동하면 안되는데…
현실을 뛰어넘는 이상을 꿈꾸면 안되는데…
이 나이에 이러면 안되는데…
자정을 1시간이나 넘은 이 시간에 이러면 안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