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 가면 ‘바르게 믿어야 된다, 바르게 믿어야 천국에 간다’라고 하는데, 도대체 바르게 믿는 게 어떤 겁니까?”
“그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제대로 믿는 게 되게 어렵다는 생각이 들지요. 천국 가기도 어렵겠구나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제가 질문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선생님이 만약 주일 예배를 빼먹으면 기분이 어떠세요? ‘아싸, 속이 후련하다. 다음에도 또 빼먹어야지.’ 이런 마음이 드십니까?”
“아니요, 뭔가 좀 찜찜하죠. 다음에는 빠지지 말아야 되겠다고 생각합니다.”
“예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은 일요일에 교회 가는 걸 어떻게 생각할까요?”
“예수님을 믿지 않는 사람이라면 ‘내가 미쳤냐? 내가 거길 왜 가냐?’라고 하겠지요.”
“맞습니다. ‘내가 돈 들이고 시간 들이고도 불편한 거기를 왜 가냐?’라고 할 겁니다. 교회에 가고 예배를 하는 게 너무 불편한 겁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예배를 빠지면 불편하다고 하셨습니다. 그게 바르게 믿는 겁니다.”
“이렇게만 해도 바르게 믿는 겁니까?”
“사람들에겐 믿는 바대로 행동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이왕이면 그렇게 할 수 있으면 좋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믿는 바대로 비슷하게 할 수 있는 사람도 있지만 완벽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건 목사인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바르게 믿는다 건 바르고 완벽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까지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구원받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선생님이나 저나 모두가 원래는 나 중심의 이기적인 사고방식과 행동원칙을 가지고 있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예수님 때문에 이게 바뀐 겁니다. 쉽게 말하면 다른 프로그램이 다운로드가 된 겁니다. 전에는 그렇게 해야 속이 편했는데, 이제는 그렇게 하면 편하지 않고 오히려 불편한 부분이 생겼습니다. 사람은 똑같은 사람인데 움직이는 프로그램이 달라진 겁니다. 그게 바로 ‘믿음’입니다. 여전히 내 프로그램이 있기는 하지만 예수님 프로그램이 먼저 가동하고 내 의지와 정서와 언행을 제어합니다. 가끔 내 프로그램이 먼저 작동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내 마음대로 되어 속이 시원한 게 아니라 불편합니다. 이제 내 몸도 예수님 프로그램화된 것이지요. 성경의 표현대로 하면 하나님의 법이 나를 다스리는 상태가 된 겁니다. 그럼 하나님 나라가 된 것이죠. 이게 바르게 믿는 겁니다.”
“그런데 왜 목사님은 계속 ‘바르게 믿어야 된다’라고 말씀하실까요?”
“교회에는 아주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믿음을 가진 사람도 있지만 전혀 믿음이 없이 구경꾼처럼 앉아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선생님도 처음엔 그러지 않으셨습니까?”
“맞습니다.”
“지금도 그런 사람들이 모인 사람들 가운데 있을 겁니다. 그리고 옛날 자기가 믿던 종교의식을 그대로 갖고 있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러니 똑같은 소리를 왜 계속 반복하는가 싶을 수도 있지만 목사는 그런 사람이 계속 보이니까 ‘바른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계속 말하는 겁니다. 또 믿음을 가졌더라도 거기에 그치지 말고 믿는 바대로 살아가는 게 중요하지요. 그런데 믿는대로 살아가는 건 쉽지 않습니다. 이전 습관과는 다르기 때문에 연습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교인 중 소수만 모범생처럼 자발적으로 열심히 믿는 바대로 살아가기 위해 애를 씁니다. 대부분은 앞에서 믿는 바대로 살아야 한다고 말해주고 끌어줘야 자극을 받고 그렇게 살아갈 마음을 갖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니 목사님은 자주 ‘바르게 믿어야 한다’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