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의 만남을 가졌던 고등학교 3년 선배는 약속을 지키지 않은 기독교인 때문에 마음을 닫았다고 했다.
자기에게 새벽기도회에 나오라고 했던 신자의 말을 듣고 단순히 새벽에 갔는데 나흘동안 그 사람은 나오지 않더라는 것이다.
그 선배는 헤어지면서 “나는 매일 8시에서 8시 30분 사이에 나오니까 그때 봅시다.”라고 했다.
나는 다음날 시간에 맞춰 조깅하는 복장으로 송정 해변을 갔다.
선배가 나와 있었는데 일행이 한 명 있었다.
아직 날 알아보지 못했을 때 내가 다가가서 먼저 인사를 했다.
“선배님, 오늘도 나오셨군요.”
그런데 어제처럼 반가와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아, 오늘도 나왔군요. 운동하다가 가세요.”
눈치를 보아하니 아무래도 일행이 좀 편치 않은 상대인 것 같았다.
“또 뵙겠습니다.” 인사만 하고 조깅을 했다.
어제 오후부터 부산은 비가 많이 내리고 있다.
오늘은 선배도 나오지 않을 것 같다.
장마가 잠시 소강상태로 접어든다는 내일 아침에 나가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