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울타리 야외예배?(2)

케이블카 정상에는 가만히 서 있기가 어려울 정도로 차고 강한 바람이 불었다.
원래 계획은 억새풀이 있는 곳까지 가서 늦가을 정취 가득한 사진을 남기려 했는데 너무 강한 바람 때문에 이견이 없어서 깔끔하게 포기했다.
다만 전망대 주변에서 사진을 찍었다.
낮은울타리 식구 중 사진을 취미로 하는 청년이 있어 정말 멋진 사진을 얻었다.

낮은울타리 첫 가정 [사진 송정현]
낮은울타리 두 번째 가정
인생 사진

지나고 보니 세 번째 가정의 가족사진이 없다.
내가 이런 걸 놓치다니…
세 번째 가정에 미안한 마음이다.

낮은울타리 세미콜론 에코백 [사진 강신욱]

낮은울타리 굿즈로 유명한 자살예방 메시지를 담은 세미콜론 에코백을 가져온 식구가 있어 이동 중에 사진을 찍었다.
혹시라도 누군가에게 위로와 격려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우연히 패딩 색깔이 현란하게 나와서 모델이 된 식구는 아주 만족했다.

케이블카 휴게실에서의 간식타임

휴게실에서 간식 타임을 가졌다.
주차장에서 끓여온 물에 커피를 탔고, 준비한 간식을 꺼냈다.
매점에서 어묵탕도 세 그릇 샀다.
강풍에 움추려진 몸을 녹이기에 충분했다.

금방 내려오는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줄을 섰다.
오전에 케이블카를 탔던 등산객까지 몰리면 2시간 이상 기다릴 수도 있다는 안내를 들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1시간 정도만 기다린 것 같다.
대기번호를 받아 사진도 찍으며 여유롭게 기다렸다.

야유회 덕분에 더 가까워진 세 가정의 세 여인들 [사진 강신욱]
나와는 다른 수준의 사진 [사진 송정현]

케이블카를 내려오니 오후 4시쯤이었다.
그때 각 가정으로 가서 저녁 식사를 준비해서 먹기에는 애매한 시간이다.
이른 저녁을 먹기로 하고 에덴리조트를 경유하는 코스로 드라이브를 한 후 남양산에 모였다.
내 발로 추어탕집을 찾아가는 성향은 아니지만 추어탕을 정말 맛있게 먹어서 다음에도 이 부근에서 식사할 일이 있다면 다시 찾을 만한 식당을 알게 됐다.
아쉽게도 맛에 취해 이곳에서는 사진을 남기지 못했다.

남양산IC 근처 카페에서 [사진 강신욱]

남양산IC 근처 카페로 자리를 옮겨 오늘의 소감을 나눴다.
다들 자연으로 나와서 좋았고, 더 가까와진 것 같아서 좋았고, 푸짐하게 먹어서 좋았다고 했다.
다들 행복하다고 하니 됐다.
봄가을로 야외로 나가면 좋을 것 같다.
숫자가 적을 때 나름 누릴 수 있는 행복을 놓치지 말고 누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