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ging in the Rain

두 주 전 비신자 60대 남자 두 명을 낮은울타리에서 두 시간 남짓 만났었다.
마치 벽을 대하는 것 같은 답답함이 가득한 시간이었다.
한 달 여를 기도하고 만났는데 반응이 너무 차가와 적잖이 실망하기도 했다.
모임을 마치고 나는 몸과 마음이 지쳐 거의 탈진 상태로 몇 시간을 보내야만 했었다.

오늘 만남을 소개한 분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마침 모임하던 중이라 비가 오는 바깥으로 나가 우산을 들고 전화를 받았다.
“목사님, 연락을 바로 못드려 죄송해요. 그분들이 신천지를 본 것 같다면서 두 달에 한 번씩 성경공부하기를 원하셨어요.”
“정말요? 정말 감사하네요.”
“목사님, 시간이 가능하세요?”
“물론이죠. 시간을 내야죠. 그분들이 언제가 편하신가요?”
“일을 하시니까 토요일이 좋은데, 목사님이 토요일에 바쁘지 않으세요?”
“주말에 멀리서부터 와주시는 분들도 있는데요. 저는 미리 준비하면 됩니다.”
나는 헐리우드 뮤지컬 영화 ‘사랑을 비를 타고'(Singing in the Rain)처럼 우산을 들고 춤을 출 뻔했다.
홀수 달 둘째 토요일 오후에 모임을 갖기로 했다.

두 주 전 모임후에도 두 분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할 때 한편으론 ‘과연 될까?’라는 회의가 들기도 해서 막막하기만 했다.
만남도 막막하고 기도도 막막하면 정말 대책이 없고 절망적이다.
그런데 하나님은 기도를 들으시고 일하시고 계셨던 것이다.
낮은울타리의 가장 중요한 사역은 이름을 부르며 기도하는 일이다.
현재 기도명단에는 182명의 이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