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9 낮은울타리예배

2024년의 마지막 예배는 작은예수선교회 서진교 목사님이 설교했다.
서 목사님은 어제 저녁무렵 미리 도착해서 낮은울타리에서 묵고 오늘 함께 예배했다.
보통 교회는 예배전 소위 준비찬송을 하거나 기도를 하는데 낮은울타리는 예배 후 먹을 식사준비를 한다.
쌀을 씻고, 밥통에 쌀을 안치고, 가져온 반찬을 꺼내 따로 챙겨놓는다.
나도 성찬식 준비를 위해 제과점에서 사온 마들렌을 접시에 놓고, 어제 새로 만든 포도주를 잔에 따랐다.
정장으로 갈아입고 예배를 준비한 서 목사님은 낮은울타리의 이색적인 모습에 어쩔 줄 몰라했다.
“예배 전에 산만해서 좀 이상하죠? 낮은울타리 식구가 예배 후에 출근을 해야해서 점심식사가 아주 중요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준비찬송을 하지 않고 식사 준비를 미리 합니다.”
“아~~, 예~~”

‘성도의 찬양과 감사’ 시간엔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지난 주일에 세례를 받은 성도님이 번쩍 손을 들었다.
“목사님과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지난 주일에 세례를 받을 수 있어서 참 감사했습니다. 이제 예수님을 구원자로 모시고 하나님의 말씀대로 잘 살도록 하겠습니다.”
귀한 고백에 낮은울타리 모든 식구들이 박수를 보냈다.

공동체를 위한 기도의 시간에 나는 몇 번 울먹였고 기도를 멈추었다.
이땅에 벌어지는 일들이 너무 속상해서, 교회가 음란하게 이념과 재물과 유행을 섬기는 것이 안타까워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땅에 부어지고 있는 하나님의 자비가 너무도 고마워서, 회개의 기회를 주시고 기다려주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감사해서, 이땅의 교회가 다시 예수님으로만 소망 삼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

설교하는 서진교 목사 [사진 강신욱]

서 목사님은 요한복음 5:17을 본문으로 ‘쉬지 않으시는 하나님’이란 제목으로 설교했다.
인삿말로 나와의 인연을 말했고, 이어 어떻게 예수님을 믿게 되었는지, 어떻게 목사가 되었는지, 왜 장애인 사역을 하게 되었는지, 지금도 어떤 아픔을 안고 사는지, 어떤 소망을 품고 사역하는지 등의 내용을 전했다.
그 모든 이유가 잃은 자녀를 찾고 싶은 아비가 결코 쉬지 않음을 창세기의 말씀을 통해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많은 사람들은 고난을 운명처럼 여기며 살아가지만 성도는 ‘해석된 고난’을 살아간다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해석된 고난도 고난이라 몹시 아프다.
그러나 해석되었기에 견디고 살아갈 소망이 생긴다.

예배후 같이 식사를 했다.
오리불고기를 준비해서 2024년 마지막 주일을 아주 푸짐하게 먹었다.
예배 후 다시 먼길을 운전해서 가야할 서 목사님도 아주 맛있게 먹었다며 소감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