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동창 두 명을 만났다.
한 명은 가끔씩 혼자서 절을 찾는 수준의 불교 신자이고, 한 명은 예전엔 무교였으나 어려운 사건을 겪으며 기독교 신앙을 접하기는 했지만 기초가 거의 없는 수준이다.
다행히 아무도 술을 마시지 않아 1차로 한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2차에서 커피를 마시고, 3차에서 뱅쇼를 마셨다.
우리는 몇 십년을 오르내리며 과거의 추억과 현재의 일상을 나눴다.
대화 중에 “세월 참 빠르다.”란 말이 서로의 입에서 몇 번이나 나왔다.
내가 다른 일정이 없었으면 저녁까지 먹었을 지도 모른다.
남자들도 술없이 다섯 시간동안 대화를 할 수 있다.
50대 중반이 되니 당연히 인생의 질곡도 여러 번 경험했다.
종교나 영적인 세계에 대한 질문을 가질 수밖에 없는 나이이다.
신앙에 입문하려는 친구는 당연히 내게 성경의 내용에 관련된 질문을 했고, 불교 신자인 친구도 내게 영적인 세계에 관련된 질문을 했다.
신앙을 입문하려는 친구는 잘못알고 있는 부분이 있어서 성경에 있는 내용을 알려주며 교정해줬고, 불교 신자인 친구와는 서로의 신앙을 존중하는 자세로 진지하게 대화를 했다.
조만간 또 만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