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지청소년회복센터 학생들과의 식사

지난 금요일(2/28)에 둥지청소년회복센터 학생들이 ‘엄마의 바다’ 공연을 보고 소감을 말하는 자리에서 학생들에게 밥을 사겠다고 약속을 했다.
몇 달 동안 대본을 열심히 외고 잠을 줄여가며 연습한 대견한 학생들에게 상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광안대교가 보이는 식당을 예약하고 30분 전에 가서 메뉴를 정하고 학생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기다렸다.
7시가 조금 넘어 학생들이 들어왔다.
대부분이 처음 왔다고 하는데, 전망 좋고 분위기 있는 곳이라며 좋아했다.

센터장 임윤택 목사님이 아이들에게 나를 소개했다.
아이들은 발렌타인데이 때 초콜릿을 주고, 요한계시록 뮤지컬을 보여준 사람으로 나를 기억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나를 기억해준 것이 고마웠다.

둥지 학생들의 연극 포스터와 뮤지컬 요한계시록 관람 기념사진

음식이 나왔지만 아이들은 회복센터에서 배운 대로 바로 먹지 않고 잠시 기다렸다.
내가 대표로 기도하는 사진을 임 목사님이 찍어주셨다.
아이들이 기도하는 모습이 참 이쁘다.
잘 먹고, 쉴 새 없이 떠들고, 킥킥거리며 웃는 아이들은 그 자체로 생기가 있어 보였다.

식사 기도를 하는 둥지청소년회복센터 학생들 [사진 임윤택]

비행을 저지른 것은 분명 잘못한 일이고 처벌을 받아야 한다.
이 아이들은 그 벌을 받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성장기의 청소년이기 때문에 벌만 받는 게 아니라 선도도 중요하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욕구를 참아가며 법을 지키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며, 또 누군가는 봉사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배워야 한다.
청소년회복센터가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 감사하다.

한편으로는 이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안전하고 포근한 사회와 교육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한 것 같아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한 끼의 식사지만, 자기들이 무언가 시도하고 노력하면 그것을 격려하고 응원하는 어른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는 씨앗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