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지복음

둥지청소년회복센터(센터장 임윤택 목사)의 비행청소년들과 성경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든 것은 최근이 아니다.
그러나 가깝지 않은 거리와 정기적으로 시간을 낸다는 것이 부담스러웠고 무엇보다 막내보다 어린 청소년들과 소통할 자신이 없었다.
그러나 가끔씩 마주치는 그들에 대한 마음을 걷어낼 수가 없어 기도만 하고 있었다.

한 달 전 둥지를 찾아가 임 목사님께 그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 너무 좋죠. 거리도 먼데 목사님이 힘드시지 않겠어요? 일단 시작하고 사정이 생기면 그때 조정하면 됩니다.”

6월 12일(목) 나는 이른 저녁을 먹고 우리 동네 단골 제과점에 들러 몇 봉지를 사서 둥지에 갔다.
저녁 식사까지 마친 청소년들에게 임 목사님이 나를 소개했다.
“강 목사님과 일주일에 한 번씩 성경을 공부하면서 기독교에 대한 질문도 하고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하는데 어떠니?”
이미 여러 자리에서 만나 안면이 있고 밥이나 간식을 사주기도 했지만 이건 또 다른 문제라서 청소년들의 답을 기다리는 나로서는 긴장이 될 수밖에 없었다.
”좋아요.“
아이들은 내 눈을 쳐다보며 미소로 답했다.

나는 이틀 전 친구와 방문했던 불교 사찰 사진을 보여주며 대화를 시작했다.
크리스마스, 마리아, 예수님, 복음, 죄, 기도 등 이야기를 나눴다.
청소년들은 지금 자기에게 필요한 복음이 무엇인지 각자 말했고, 자기 죄를 뉘우치는 기도를 하기도 했다.
모임을 마치고 오니 밤 11시가 넘었다.

마지막에 이 모임의 이름을 정해주면 좋겠다고 했더니 가장 최근 입소한 청소년이 “둥지복음이요.”라고 말했다.
“오~~ 그거 좋은데.”
나는 집으로 운전해 오는 동안 내내 ‘둥지복음‘을 중얼거렸다.
몸은 너무 피곤했지만 가슴이 설렜다.
이렇게 ’둥지복음‘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