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쯤 전, 쉼터에 있는 청소년이 아는 언니의 폰을 잠시 빌렸다가 잃어버렸다.
그 언니는 똑같은 폰을 주든지, 돈으로 20만 원을 달라고 해서 아이가 난감하게 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내가 그 언니라는 아이와 문자로 대화를 시도했고, 17만 원을 물어주는 걸로 합의하고 내가 대신 송금했다.
쉼터의 청소년은 감사하다는 인사를 했다.
시간이 지나고 쉼터 선생님에서 연락이 왔다.
아이가 폰을 잃어버렸다고 거짓말을 했고, 그 폰을 사용하고 있는 것을 적발했다는 것이다.
자초지종을 물은 선생님이 내가 17만 원을 물어준 것을 알고 내게 사실을 전하려 연락한 것이다.
선생님은 내가 원하면 아이를 사기죄로 처벌할 수도 있다고 했다.
나는 오히려 선생님에게 ‘이런 일이 생기면 쉼터에서 어떻게 처리를 하는지, 아이에게는 어떤 영향이 있는지’를 물었다.
폰을 처분하고, 알바를 해서 내가 피해를 입은 금액만큼 배상해주고, 법적 처벌을 원치 않으면 아이는 쉼터 내 처벌 정도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내게 용서를 구하는 문자를 보내게 하겠다고 했다.
나는 법적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
선생님은 따로 내게 물었다.
“이런 일이 있었는데도 앞으로도 이 아이를 가끔 만나주시겠습니까?”
“예, 그러겠습니다.”
두 주 후, 쉼터 선생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폰을 팔아서 11만 원을 만들었고, 쉼터에서 알바형식으로 6만 원을 모으도록 했다는 것이다.
나는 돈을 되돌려 받을 생각이 없으니 쉼터 아이들을 위해 간식 등으로 사용해달라고 했다.
선생님은 11만 원은 그렇게 사용하고, 6만 원은 알바를 한 아이에게 주겠다고 하길래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했다.
아이가 거짓말을 하고 금전적 이득을 취했는데 알바를 한 만큼을 받는다면 아이가 책임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이다.
17만 원 모두 쉼터의 아이들을 위해 공적으로 써야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선생님은 금방 내 의도를 알아들었다.
선생님은 그 아이와 통화하도록 바꿔줬다.
“제가 거짓말해서 죄송합니다.”
아이는 그 말을 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가 그 아이의 이름을 불렀는데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아이는 울고 있었다.
“사람이 살다 보면 실수할 수 있지만 거짓말은 다른 실수와 달라. 신뢰를 깨뜨리고 관계를 깨뜨리기 때문이야. 네가 이번 일로 해서 다시는 이런 거짓말을 하지 않으면 좋겠다. 그런데 네가 이렇게 용서를 구해서 난 참 기쁘다. 잘못했다고 인정하는 것은 선악을 구별할 수 있는 상식이 있다는 것이고, 상대방에게 용서를 구하는 것은 용기가 있다는 걸 의미하니까. 용서를 구하는 건 사람만 할 수 있는 일이야. 거짓말의 대가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았으니 이번 기회로 거짓말을 하지 않으면 좋겠어. 그럴 수 있지?”
“예.”
“또 연락해라.”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