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낮은울타리 식구 중 한 가정의 수도권에서 거주하는 자녀가 예배에 참석했다.
한 분이 “목사님, ~~~가 모자라요.”라고 나지막한 소리로 알려줬다.
처음에는 쌀이 모자라다는 이야기인 줄 알고 ‘어제 확인할 때 냉장고에 아직은 넉넉하다 생각할 만큼 있었는데 저 자매가 밥을 많이 먹나?’라고 생각했다.
이내 성찬식용 빵과 잔이 모자라다는 이야기인 줄 알아들었다.
낮은울타리 예배는 시간과 장소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내게 먼저 연락을 하지 않고는 새로운 사람이 참석할 수 없다.
낮은울타리 예배에 참석하고 싶다는 연락을 해온 사람들이 제법 있었지만 기존 신자들은 대부분 거절하고, 개인적인 사정으로 교회를 떠난 사람들은 미리 만나서 굳이 낮은울타리 예배에 참석하려는 이유와 형편을 확인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시행착오를 거쳐서 낮은울타리 예배에 참석하는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내가 선택한 방법이다.
낮은울타리는 매주 성찬식을 하며 우리의 근거와 방향성을 되새긴다.
오늘 참석인원 8명을 확인하고 그 숫자에 맞춰 준비를 했는데 갑자기 한 명이 늘어나서 빵과 잔이 모자란 것을 민망하지 않도록 내게 알려준 것이다.
금방 빵과 잔을 하나씩 더 준비했다.
예배를 시작하고 사도신경까지 마쳤을 때 한 분이 손을 들었다.
알고 보니 늘 담당하시던 분이 쌀을 씻어 안치는 일을 깜빡한 것이다.
‘성도의 감사와 찬양’ 시간을 하는 동안 잘 마무리되어 예배 후 식사에는 지장이 없었다.
7분 더 기다리기는 했지만.
오늘 설교 중에 벧전 4:3-10 본문에서 ‘서로 사랑하라’의 구체적 내용은 잘못한 것을 들추지 말고 덮으라는 것이었다.
예배 후 쌀 안치는 것이 빠졌다는 걸 이야기한 여성이 “내가 이야기하지 않았으면 어떡할 뻔했어요?”라며 당번인 남편에게 말했다.
남편은 “오늘 잘못을 들추지 말고 덮으라는 말씀을 들었으면서 잘못을 들추면 어떡하냐?”고 받았다.
부부의 주고 받는 대화가 재밌어 모두 웃었다.
나는 “잘못을 들춘 덕분에 밥을 먹을 수 있으니 잘한 일입니다.”라며 말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