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때 친구(1)

수도권에 있는 고3때 같은 반 친구가 부산에 왔다고 해서 만났다.
만나고 보니 까만 티에 크림색 반바지가 똑같다.
음료도 똑같이 말차라떼에 얼음빼고.
더워서 뜨거운 음료는 싫고, 그렇다고 차가운 것도 싫고, 단 것은 먹고 싶지 않아 여름 시그니처 메뉴를 피하다보니.
카페에 남자만 둘 있는 테이블은 우리 뿐이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2시간이 훌쩍 넘었다.

“신욱아, 우리가 고등학교 때도 이렇게 대화를 했었니?”
“아니.”
“그래도 가끔씩 하지 않았냐?”
“전혀.”
“왜그랬을까?”
“그때는 내가 기독교인으로서 비기독교인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힘들어했던 것 같아.”
“그랬구나. 지금은 이렇게 말이 통하니까 좋다.“
”서로 나이가 들어서일까?“
”그래서인지도 모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