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 낮은담교회가 있다.
수도권에서 목회를 잘하고 설교자로 유명한 김관성 목사님이 3년 전쯤 내려와서 개척한 교회이다.
수도권에서 김관성 목사님과는 알고 지낸지 10년이 넘었지만 서로 앞으로 어디서 어떻게 사역을 할지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다.
나는 2020년 말 부산으로 내려와 비신자에게 복음을 전하는 사역을 시작했고, 김 목사님도 3년 전쯤 울산으로 내려와 교회를 개척했다.
공교롭게도 나는 ‘낮은울타리’라는 이름으로, 김 목사님은 ‘낮은담’이란 이름으로 사역을 하자 혹시 무슨 관계가 있느냐며 질문을 받기도 했다.
아무런 연관성은 없지만 50대 초반에 수도권에서 내려와 각자 고향과도 같은 곳에서 새롭게 사역을 시작한 공통점 때문에 심적 연대는 더 강해진 것 같다.
낮은울타리 3주년을 맞아 김 목사님에게도 글을 부탁했고, 바쁜 중에도 금방 글을 써주셨다.
시간을 맞춰 울산에 가서 김 목사님을 만났다.
알고 보니 낮은울타리 3주년 책자를 디자인해준 이신혜 전도사님을 알고 계셨다.
이 전도사님과의 유쾌한 통화 장면을 사진에 담았다.
아래는 김 목사님이 낮은울타리 3주년을 축하하며 써준 글이다.
울타리는 낮을수록, 마음은 깊을수록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더구나 한 사람을 위해 교회의 구조를 바꾼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지요.
그런데 낮은울타리는 그 불가능해 보이는 길을 조용히 택했습니다. 더 크고 더 화려해지는 걸 포기하고, 오히려 낮고 가까운 곳으로 내려갔습니다. 비신자와 초신자들을 위해, 복음을 처음 듣는 이들의 속도에 맞춰 걷는 교회. 그건 새로운 전략이 아니라, 낡아버린 마음을 회복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길입니다.
강신욱 목사님은 그런 길을 걸어가는 중입니다. 울타리 안에서 열심히 달려온 시간들을 멈추고, 울타리 밖에 있는 친구들을 향해 시선을 돌린 사람. 말이 아니라 삶으로 복음을 건네려는 사람. 세상이 높게 쌓아버린 벽을, 자신부터 낮추는 사람.
그래서 낮은울타리는 단지 ‘컨셉 있는 교회’가 아닙니다. 이것은 예수께로 다시 돌아가자는 외침이고, 사람에게로 다시 향하자는 고백입니다. 쉽게 들어와 마음을 놓고, 궁금한 것을 물어도 되는 그런 울타리. 높지 않아서 오히려 더 든든한 그런 교회.
그 세 해의 시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앞으로도 울타리를 낮추되, 마음은 더 깊어지는 공동체가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