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 친구와의 만남

대학 교수이자 불교 신자인 친구와 여섯 시간 가까이 만났다.
점심 식사를 한 식당 근처에 분위기가 좋아서 친구가 가끔 가서 시간을 보낸다는 절이 있다기에 내가 한번 가보자고 제안했다.
묘관음사는 건물은 몇 채나 되었지만 사람이 없고 대웅전 앞에 야자수가 있는 아주 독특한 사찰이었다.

대웅전 단청과 풍경 [사진 강신욱]
대웅전 벽 무늬

자리를 옮겨 커피를 마실 때 친구는 자기 주변의 기독교인에 대한 몇 가지 부정적 사례를 언급했다.
평일에도 계속 교회당에 나오라고 하고, 될 수 있는 한 교인들만 만나도록 한다는데 그걸 맹목적으로 따르는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인다는 것이다.
나는 세상을 이원론적으로 보는 건 성경적 관점이 아니라고 했다.

“내가 보니까 대부분의 교회가 그런 것 같던데.”
“성도를 위하지 않고 교회를 성장시키려고 하는 목사가 그렇게 가르치는 경우가 있지. 성도간 경쟁도 부추키고.”
”신욱아, 너 교회할 생각 없냐?”
“왜?”
“너는 바르게 가르칠 것 같아서.”
“바르게 가르치는 좋은 목사님들도 많아. 나는 자네같이 교회 안 다니는 사람 만나야지.”
“나는 네가 고생 그만하고 일반적인 교회를 했으면 좋겠어.”
“와, 불자가 목사 걱정을 해주다니! 너무 고마운데.”
“고마우면 일반 교회 해라.”
“내가 고생하는 걸로 보이냐?”
“응.”
“그런 면도 있지. 하나님을 믿지 않는다면 이렇게 못하지.”
“그래, 그런 것 같다. 그래도 나는 네가 누구나 언제든지 들어갈 수도 있고 시간 보낼 수도 있는 그런 교회를 했으면 좋겠어.“
“내가 안양에 있을 때 9-6시엔 교회당 문을 열어놓았어. 예배당은 자연 채광으로 전등을 켜지 않아도 밝게했고, 큰 나무 문은 그냥 밀고 들어올 수 있도록 잠금 장치가 없었고.”
“너는 그렇게 했을 것 같다.“
”내가 일반 교회 하면 너도 나올래?”
”네가 하면 나갈 수도 있지.“
”그래? 이거 고민되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