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두 개의 수련회를 마치고 지쳐서 돌아와 샤워를 하고 에어컨을 켰는데 찬바람이 나오지 않았다.
보통 실외기에서는 뜨거운 바람이 나오고 실내가 찬 바람이 나와야 하는데, 실외기에서는 시원한 바람이 나오고 실내는 온풍이 나오는 것 같았다.
주말이라 서비스센터가 영업을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무더위를 견뎠다.
월요일 오전 9시 조금 지나서부터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 전화를 걸었지만 계속 통화량이 많아 접속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오후 3시가 넘어서 겨우 통화가 되었는데 말하는 ARS와 문자로 하는 챗봇 중 선택하라고 했다.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해봤는데 출장서비스는 결국 삼성 회원이 되어야 한다는데, 비밀번호 에러로 접속이 되지 못했다.
화요일까지 오전 오후 여러 번 시도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답답한 마음에 수요일에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 찾아갔다.
“에어컨 출장서비스를 신청하려고 합니다.”
“출장서비스는 온라인으로만 가능합니다.”
“가능하면 제가 더운데 여기까지 왔겠습니까? 안되니까 왔지요.”
“저희는 가져오시는 제품만 수리 가능합니다.”
“서비스 신청을 할 수도 없게 하다니 말이 됩니까?”
“저희도 도와드릴 수가 없어서 답답합니다.”
“도대체 누가 이런 시스템을 만든 겁니까? 사장님 전화번호 좀 가르쳐 주세요.”
“개인 전화번호는 저희도 없어서요.”
“누가 개인 전화번호를 달랍니까? 사장실 전화번호는 있을 것 아녜요?”
“죄송합니다.”
“직원 분이 무슨 잘못이 있겠습니까?”
그러고는 그냥 나왔다.
나도 더위에 지치는데 팔순이 넘은 어머니가 혹시 무더위로 건강을 상하실까 몹시 염려가 되었다.
영팔영팔 모임에서 이 사정을 말했더니, 정민교 목사님이 이름도 독특한 ‘냉난방선교회’를 소개해 주었다.
목사님들이 냉난방기 관련 기술을 습득해서 나처럼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개인이나 교회를 실비로 돕는다는 것이다.
바로 연락을 취했고, 오늘 목사님 두 분이 오셨다.
검사를 해보니 냉매가 바닥 상태라는 것이다.
여름의 더위와 겨울의 추위가 심해지며 팽창과 수축 때문에 냉매가 샌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인버터 에어컨은 옛날 에어컨처럼 냉매를 단순히 채우기만 하는 방식이 아니었다.
거의 두 시간에 걸쳐서 실외기 두 곳에 냉매를 채우고 수준을 점검했다.
드디어 찬 바람이 세차게 나오기 시작했다.
숨통이 트이는 것 같았다.
목사님 중 한 분이 냉매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어렵게 말을 꺼냈다.
나는 고령의 어머니가 더위에 몸을 상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약속대로 와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했다.
냉매 비용을 말했는데, 그러면 더운데 여기까지 오셔서 오래 수고한 비용은 없지 않느냐며 요구비용보다 50%를 더 송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