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말씀캠프 참석

지난 8월 18(화)-20(목)일에 경주에서 열린 장애인 말씀캠프에 봉사자로 참석했다.
올해로 제32회를 맞는 캠프는 창원장애인전도협회, 부산장애인전도협회, 거제장애인전도협회가 주최하지만 인원과 재정을 거의 담당하는 창원의 주관으로 진행된다고 들었다.
그러나 올해엔 창원 쪽에 사정이 생겨 캠프의 운영은 고사하고 참여도 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캠프가 열리지 못하게 되었고, 부산장애인전도협회 대표인 정용균 목사님은 이 소식을 장애인들에게 알리던 중 장애인들의 캠프만은 꼭 열어달라고 하는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부산장애인전도협회 주관으로 캠프를 열기로 작정하고 부랴부랴 장소를 섭외하고 홍보도 하고 재정 후원을 요청하게 되었다고 들었다.
나는 30년 전 장애인 캠프에 봉사자로 참석했다가 허리를 다친 일이 있어서 봉사자로 직접 참여하기가 좀 꺼려져서 조금 재정 후원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하려고 했다.

장애인 말씀캠프 포스터 [사진캡처 강신욱]

그런데 들려오는 소식이 딱했다.
늦게 장소를 섭외하다 보니 8월 말이 되었고, 8월 말이라서 봉사자로 많이 참석했던 중고등학생들의 방학이 끝나서 봉사자가 많이 모자란다는 소식을 들었다.
원래 나는 낮은울타리 식구 한 가정과 303비전 말씀암송캠프에 참석하려고 계획하고 있었으나, 그 가정에 어려운 일이 생겨서 참석할 수 없게 되어 나도 장애인 캠프에 참석하는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그리고 시간을 낼 수 있는 젊은이들을 만나 밥을 사주며 장애인 캠프에 봉사자로 참여할 것을 독려했다.
감사하게도 모두 시간을 내어 참석하겠다고 했다.

장애인 캠프 봉사자 참여 독려를 위한 젊은이와의 식사 [사진 강신욱]

예정대로 18일부터 둥지 청소년들과 함께 장애인 말씀캠프에 봉사자로 참석했다.
둥지 청소년들은 학교에 다니지 않는 학생들이 절반 정도 되고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도 체험학습으로 미리 신청하면 등교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덕분에 처음 해보는 장애인 봉사의 애로를 토로하는 둥지 청소년들까지 챙겨야 했다.
처음에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 일이었다.

장애인 캠프 시작 전 둥지 청소년들과 함께 [사진 임윤택]

내가 맡은 장애인은 나보다 세 살 많은 뇌병변 장애인이라서 내심 염려가 됐다.
샤워나 식사는 감당할 수 있겠지만 ‘솔직히 애완견 배변을 처리하면서도 구역질을 하는 내가 과연 장애인의 배변을 도와줄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컸다.
하루 전날에는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할 정도로 스트레스가 되었다.
다행히 중령 예편한 건장한 활동보조사가 함께 왔다.
“나는 교인이 아니라서 캠프에 다 참여하기는 그렇습니다. 화장실 가고, 씻고 먹이는 건 내가 할테니 캠프 참여하는 것만 맡아 주세요.”
나를 안심시키는 너무도 고마운 말이었다.

이민성 씨와 찬양하는 모습 [사진제공 부산장애인전도협회]

내가 맡은 장애인인 이민성 씨는 고개가 왼쪽으로 고정되고 왼팔만 좌우로 흔들 수 있는 정도로 장애가 심했다.
민성 씨가 캠프에 최대한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야겠다는 마음이었는데 그나마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찬양 시간에 일어나서 손을 잡아주는 일이었다.
처음엔 내가 봉사한다고 마음을 먹었으나 이내 그 마음이 잘못된 걸 깨달았다.
분명히 내가 팔을 잘 가누지도 못하는 장애인의 손을 잡아주었는데, 그 손에서 형언할 수 없는 무언가가 내게 공급되는 걸 느꼈다.

이민성 씨와 손을 맞잡은 모습 [사진 강신욱]

주제처럼 ‘동행, 그 아름다움‘을 몸소 체험하는 캠프였다.
조별모임을 하며 소감을 말할 때 나는 “형님 덕분에 많은 걸 느꼈다.”고 고백했다.
민성 씨는 몸을 뒤틀며 힘겹게 내뱉는 한 음절 한 음절을 통해 베트남 장애인과 소통하기 위해 자료를 모으고 공부하고 있다고 했고, 이번 캠프를 통해 하나님의 응답을 받았다고 했다.
실로 세상과 동떨어진 듯한 동막골 같은 울림이 있는 장애인 캠프였다.
다들 “내년에도 건강하게 만납시다.”라는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