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콜론 에코백

페이스북을 통해 김현정님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됐다.
유방암을 앓았고, 현재는 다른 곳으로 전이되어 항암치료를 받고 있으며 천식으로도 고생 중이다.
그런데 어머니와 아들과 셋이 살면서 생활을 책임져야 한단다.
투병중이라 딱히 할 수 있는 일이 없는데 어느 분이 재료비를 후원해서 에코백을 제작판매한다고 했다.
생활비와 병원비를 벌기 위한다고 하지만 하나를 팔아야 몇 천원 남는 수준이다.

낮은울타리 이름으로 10개를 주문했다.
그분에게는 대량 주문이다.
너무 고마와했다.
이왕 주문할 에코백이라면 단순히 이쁜 게 아니라 자살예방의 의미를 담으면 좋을 것 같아 세미콜론을 넣고, ‘당신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스스로 중단하지 말라’는 문구도 넣어 달라고 했다.

나중에 김현정님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는, 몸과 마음이 너무 힘들어 딱 죽고 싶었는데 ‘당신의 이야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문구를 보고 엉엉 울었다고 했다.
열심히 만드느라 삶의 의욕이 생겼다고 했다.
주문을 계기로 한 사람이 살게 되어 너무도 감사하다.

완성된 에코백이 낮은울타리에 도착해서 보니 10개의 세미콜론 디자인이 모두 다르다.
그 고민과 성의가 감사하다.
낮은울타리에 오는 비신자들과 낮은울타리 식구에게 나눌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