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게 먹고 힘내게 해주세요”

아이가 있는 청소년회복센터에서 제헌절과 토요일을 맞아 1박2일로 캠프를 가는데, 이 아이는 입시체육을 하기 때문에 참여할 수 없어서 일주일만에 다시 우리집에 오게 됐다.
센터장님이 원래 격주 정도로 예상하면 된다고 했는데 7월은 거의 매주 보게 생겼다.
센터장님이 아주 미안해 했는데, 나는 다행히 시간 여유가 있다며 괜찮다고 했다.

아이는 약속했던 지하철역 입구에 보이지 않았다.
우리집 셋째와 기다리는데 입구가 아닌 다른 곳에서 환하게 웃으며 나를 향해 왔다.
아마 예상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나 보다.
일단 내 폰으로 사진을 찍어 센터장님께 보내서 아이가 무사히 도착했음을 알렸다.

“배고프지?”
“많이 고파요.”
“그래 바로 식당으로 가자.”
지하철을 타고 오는 동안 고기가 먹고 싶다고 했기 때문에 고깃집으로 향했다.
“오늘은 하루종일 운동하느라 많이 힘들었지?”
“제가 얼마나 열심히 운동했는지 아세요? 두 번이나 토했어요.”
“그래, 우리 첫째가 체대 입시해서 알아. 토하기 싫어서 아무 것도 먹지 않았는데도 헛구역질이 나온다고 하더라. 너도 아무 것도 안 먹니? 점심은 뭐 먹었어?”
“순대 먹었는데요.”
“뭐라고? 그런 걸 먹으니까 토하기 딱이네.”
“아무 것도 안 먹으면 너무 배가 고파요. 주변에 먹을 것도 없고.”
“잘했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먹어야지. 허기 지면 안되니까 뭐라도 챙겨 먹어.”

중부 지방은 많은 비가 내린다는데, 해운대는 비가 내리는 대신 너무 습하고 더웠다.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놓은 식당은 우리에게 오아시스 같았다.
일단 소고기 2인분을 시키고, 돼지고기는 어느 부위를 주문할지 아이에게 물었다.
우리 가족은 기름기가 많은 걸 싫어해서 목살을 좋아하는데, 아이는 삼겹살이 좋다고 했다.
삼겹살 2인분을 더 주문했다.
“음료수도 마실래?”
“예.”
“뭐 마시고 싶니? 메뉴판 보고 골라.”
“밀키스요.”
음료수가 먼저 나와서 시원하게 목을 축였다.

고기가 거의 익었을 때 기도하자고 했다.
“하나님, OO를 일주일만에 다시 만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입시체육하느라 힘든데 고기 맛있게 먹고 힘내서 잘 준비하게 도와주세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이에게 이 기도를 들려주고 싶었다.
아이는 맛있게 고기를 먹었다.
밥을 주문해야 하는데, 아이가 조금 고민하는 듯 보였다.
“어차피 여러 개 시켜서 나눠 먹으면 되니까 네가 먹고 싶은 걸 말하면 돼. 나는 된장찌개 시킬 거야.”
“그러면 비빔면요.”
아이는 새콤매콤달콤한 비빔면이 가장 먹고 싶었지만 뜨끈한 된장찌개와 공기밥도 먹고 싶었나 보다.
우리는 비빔면도 한 입씩 덜어 먹고, 된장찌개와 공기밥도 나눠 먹었다.
집까지 걸어오는 길에 과일을 사러 마트에 들렀다.
맛있게 생긴 자두를 고른 후, “혹시 아이스크림 먹을래?”라고 물었더니 냉큼 “네.”라고 대답했다.
물어보길 잘했다.

“너 운이 좋다. 우리집 에어컨이 고장났었는데 어제 고쳤어.”
“와, 다행이다.”
아이는 자러 방에 들어갈 때까지 에어컨 바람을 실컷 쐤다.
그래서인지 얇은 이불이지만 목까지 끌어올려 덮고는 잠을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