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17 낮은울타리예배

내가 낮은울타리 비번을 누르고 아무도 없는 그곳에 들어갈 때는 약간 썰렁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내 그곳이 낮은울타리 식구들의 온기와 웃음과 대화로 채워질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이날도 그랬다.
게다가 예전에 꽃집을 하셨던 식구가 꽃을 가져와서 화병에 이쁘게 넣어주신 덕에 낮은울타리가 엄청 화사해졌다.

화병과 낮은울타리 액자 [사진 강신욱]

‘성도의 감사와 찬양’ 시간에 나는 지난 주간 새로운 비신자가 낮은울타리를 방문한 사실을 알렸다.
내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사람들이 이렇게 저렇게 연결되고, 내가 연락한 것이 아니라 먼저 그쪽에서 연락을 해서 낮은울타리까지 방문한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고 고백했다.

예배 후 일요일에도 출근하는 식구가 나가야 하는 시간에 맞춰 모두가 나갔다.
나는 커피머신을 청소하고, 원두를 채워넣고, 간식을 채워넣고, 진공청소기를 한 번 돌리고, 재활용 쓰레기를 분리수거했다.
그리고 기도상에 무릎을 꿇었다.
기도 명단은 그새 두 명이 늘어 313명이 되었다.
다른 기도는 몇십 분을 해도 그렇지 않은데 기도 명단의 이름을 다 부르고 나면 입이 아프다.
참 이상한 일이다.
여기까지가 나의 예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