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지복음 – 타종교

소년법원의 처분을 받고 청소년회복센터에 온 아이들이라고 해서 모든 프로그램을 강요할 수 없다.
특히 나는 봉사자 입장이라서 더 그렇다.
나는 신입 학생이 보이면 그 아이에게 우선 이름과 학년을 묻는다.
이어서 내 소개를 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성경을 읽으며 대화하는 모임이라고 알려준다.
그리고 그 아이의 종교를 묻는다.
둥지에 오는 아이들의 3분의 2는 무교나 타종교라고 대답한다.
그러면 나는 이 시간에 기독교를 믿으라고 강요하지 않는다고 안심시킨다.
성경이 세계적인 고전이니까 같이 읽으면서 대화하는 것이 어떠냐고 묻는다.
이제까지 한 명도 예외없이 “좋아요.”, “괜찮아요.”라고 대답했다.
물론 아이들이 나를 환대하는 분위기나 스니커즈 간식이 한몫했다고 생각한다.

앞에서 처음부터 당당하게 불교 신자라고 밝힌 아이는 성경을 보는 시간에 자주 침으로 거품을 만들어 날리는 등 엉뚱한 짓을 하거나 다른 아이에게 장난을 거는 행위를 했다.
내가 반대 입장이라면 나도 불편했을 것이라 해서 너무 심하지만 않으면 내버려뒀다.
그러다가 자살예방 걷기 캠페인을 하느라 시내에서 만났을 때 저 멀리서부터 “목사님~~”하고 부르며 제일 먼저 달려와서 내 손을 잡는 것 아닌가.
그일로 이 아이가 나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아이가 외박 때 집에 가서 목사님과 성경공부를 한다고 이야기를 했더니 부모님이 염려하시며 그 시간에 너무 집중해서 듣지 말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도 “솔직한 이야기를 해줘서 고맙다. 부모님이나 너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해. 다만 옆에 사람에게 방해가 되도록 심하게 장난만 치지 않았으면 좋겠어.”라고 응대했다.
그 다음부터 아이는 이상하게도 더 잘 듣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