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를 이탈한 청소년

지난 목요일 부모가 돌보지않는 아이가 쉼터에 복귀하지 않아 비상이 걸렸다.
금요일 아침 일어나보니 새벽 1시 가까운 시간에 필리핀에 가신 둥지청소년회복센터 센터장 임 목사님으로부터 톡이 와있었다.
이른 시간에 임 목사님과 보이스톡을 하고 사태를 파악했다.
경찰이 아이의 위치추적까지 했다고 한다.
임 목사님은 쉼터 센터장 연락처를 알려주었다.

전화를 하니 다행히 아이가 내 전화를 받았다.
아이는 다른 곳에서 밤을 샜다고 했다.
뭐할거냐고 물으니 일단 등교를 하겠단다.
끝까지 있을 거냐고 물으니 그때까지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 내가 학교로 데리러 가겠다고 했다.
그리고 쉼터 선생님에게 연락해서 아이와 시간을 보낸 후 쉼터로 보낼테니 안심하라고 했다.
선생님은 아이가 중간에 다른 곳으로 갈까봐 내게 직접 데리고 와달라고 부탁했다.
나는 그러겠다고 했다.

점심시간에 아이 학교에 가서 아이를 만났다.
학생들에게 수소문했더니 아이는 체력단련실에서 자고 있었다.
마침 담임선생님을 만났는데 선생님도 비상상황에 대해 연락을 받은 것 같았다.
오후에 내가 데리고 있다가 쉼터에 보내겠다고 했더니 조퇴증을 발급해주셨다.
일단 급식을 대충 먹었다는 아이에게 밥을 먹였다.
반찬이 많이 나오는 생선구이집에 갔더니 아이가 잘 먹었다.

차를 타고 이동하며 아이에게 물었다.
“왜 쉼터에 들어오지 않았니?”
“가끔씩 폭발하면 어쩔 수가 없어요.”
“그래, 그럴만도 하지. 아빠 엄마가 밉지?”
“이젠 아무런 감정도 없어요.”
“다행이다. 성인이 되면 부모에 대한 감정이 점점 사라지거든. 너는 좀 일찍왔다고 생각해.“
”네.“
”넌 이야기하고 싶으면 누구에게 하니?“
”전 이야기 잘 안해요.“
”자기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딨냐? 부모님이 안들어주니까 네가 마음을 닫은 모양이구나.“
”그런가봐요.“
”이야기하고 싶으면 나한테 연락해.“
”예.“
”한 달 반만 잘 버티자. 그러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어.“
”알고 있어요.“
”버틸 수 있겠지?“
”해볼께요.“
”오늘은 제한시간에 맞추지 말고 좀 일찍 들어가자. 그래야 선생님들이 조금 감동하지. 그렇지?”
“예.”
고맙게도 아이는 이른 시간에 순순히 잘 들어갔다.

전날 신경을 많이 쓴 탓인지 오늘 아침에 겨우 일어나니 입술이 부르텄다.
전화를 했더니 아이가 받았다.
“밥은 먹었어?”
“예.”
“오전에 뭐했니?”
“잤어요.”
“밥도 안먹고?”
“예.”
“잘했다. 일단 푹 자야 돼. 지금 뭐하니?”
“필사하고 있어요?”
“왜?”
“벌이예요.”
“ㅍㅎㅎ 벌? 얼마나 걸려?”
“앞으로 한 시간 정도면 끝날 것 같아요.”
“그렇구나. 그리곤 뭐하니?“
”오늘은 가만히 있어야 해요.“
”심심하면 전화해라.“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