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없는 어린이날

어제(5/4) 운전면허증을 받아든 막내마저 한국 나이로 20세가 되어 어린이 없는 어린이날을 보냈다.
거의 30년 만이라 기분이 묘했다.

마음은 공휴일 그것도 이 날만큼은 자녀와 시간을 보내줘야 한다는 어린이날을 맞은 청소년쉼터의 청소년을 향했다.
4월 초에 우연히 같이 식사를 하면서 알게 된 아이이다.
부모님이 외국인인데 이혼하면서 양쪽 다 돌보지 않게 된 아이,
청소년에게는 생명과도 같은 휴대폰이 없이 공기계만 들고 다니는 아이,
공휴일에 찾아갈 가족이나 밥을 같이 먹을 지인이 없는 아이.

낮에 쉼터에 연락을 해서 오늘 아이가 어떻게 지내는지 물었다.
보통 휴일은 아이들이 아침부터 일단 바깥으로 나간다고 한다.
쉼터가 답답할테니 당연한 일이다.
캄캄해져서야 쉼터에서 연락이 왔다.
아마 낮에 당직이었던 분은 내 질문에 답하기도 조심스러웠던 모양이다.
소통할 방법이 없느냐고 물으니 전화나 문자는 안되고, 인스타 DM으로만 가능하다고 한다.
요즘 애들이 카톡이나 문자를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카톡이나 문자를 할 수 없는 아이는 처음이다.
인스타 계정을 찾아서 일단 팔로우 요청을 했다.

잠시 후 아이에게 “안녕하세요?”라고 DM이 왔다.
“오늘 뭐했니?”
“어린이날이라서 친구들이랑 놀러갔어요.”
“오~~ 어디? 재밌었겠다.”
“남포동 갔는데 돈이 없어서 그냥 돌아다녔어요.”
“혹시 연락되면 밥 사주려고 했지.”
“아하.”
“고기 생각 안 나니?”
“고기야 매일 생각하죠.”
“이번 토요일 낮에 뭐하니?”
“아무 것도 없어요.”
“같이 점심 먹을래?”
“네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