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지청소년회복센터에 갈 때는 늘 간식을 챙겨 간다.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면, 잘 모르는 아저씨가 와서 역시 잘 모르는 성경 이야기를 가르친다고 하면 별로 좋아할 것 같지 않아서이다.
한참 달달한 것이 당기는 나이이기도 하고, ‘둥지복음’하면 맛있는 간식을 먹으며 성경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도 다른 모임을 하다가 퇴근 정체에 걸려 저녁 식사를 자주 걸렀기에 허기를 채우려는 의도도 있었다.
둥지에 도착하기 전 늘 들르던 편의점이 있다.
여름에는 아이스크림을 샀고, 다른 계절에는 초코바를 샀다.
나는 주로 조금 비싼 ‘스니커즈’를 샀는데, 그 이유는 스니커즈가 머리가 띵할 정도로 달아서 허기진 내가 열량을 보충하기에 좋기도 했지만 아이들도 스니커즈가 싸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에 내가 그들에게 진심이라는 걸 간식으로 보이고 싶었다.
늘 같은 요일, 비슷한 시간에 아이스크림이나 스니커즈를 열 몇 개씩 사가니 점원도 처음엔 이상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1년 반이 넘은 지금은 나를 알아보고 인사를 한다.
나는 성경공부 교재를 꺼내기 전에 먼저 간식을 꺼낸다.
아이들은 매번 내가 스니커즈를 테이블에 꺼내놓을 때마다 감동어린 눈빛으로 환호를 한다.
“일단 먹고 시작하자.”
“예~~ 좋아요~~”
간식을 먹으며 일주일간 어떻게 지냈는지, 다이어트는 잘하고 있는지, 학교에서는 별일 없었는지, 학교에 가지 않는 아이는 알바가 힘들지는 않는지 등 이야기를 나눈다.
내가 성경만 가르치기 위해서 오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들의 삶을 궁금해 하고 자기들이 어떻게 지냈는지 이야기를 듣고 싶어한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목사님은 이거 하면 얼마 받아요?”
“돈 받고 하는 것 아닌데.”
“그런데 왜 해요?”
“니네들 보고 싶어서.”
“에이~~ 그러면 목사님은 뭐 먹고 살아요? 돈을 벌어야 되잖아요.”
“내가 교회 다니지 않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을 귀하게 보는 교회나 개인이 후원을 해주셔. 예전에 내가 담임했던 교회에서도 후원하고 있어. 그러니까 나는 열심히 다니면서 복음을 전해야지.”
“목사님은 다른 일하면 돈을 잘 벌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이런 일을 하세요?”
“내가 돈을 잘 벌 수 있을 것처럼 보여? ㅎㅎㅎ 그렇게 봐줘서 고맙다. 그런데 이 일이 너무 의미있는 일이니까. 그래서 니네들도 만났잖아.”
“오~~ 감동이에요.”
아이들이 감동이라는 말에 나는 내색하지 않았지만 마음이 아팠다.
아이들이 왜 감동이라고 했는지 짐작이 가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 아이, 교회에서 거부 당하는 아이, 심지어 부모로부터도 환영 받지 못하는 아이도 있는데, 그런 자기들을 저녁을 굶어가며 보러온다는 사람을 만난 적이 없을테니 말이다.
“이거 비싼 거잖아요? 이제 사오지 마세요. 목사님은 돈도 많이 없잖아요. 그냥 오셔도 돼요. 아무 것도 사오지 않으셔도 목사님 이야기 잘 들을 거예요.”
그냥 와도 된다는 말이 참 따뜻하게 들렸다.
도리어 나를 걱정해주는 아이들의 마음이 헤아려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