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지청소년회복센터에는 늘 같은 아이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거의 매주 소년법원 재판이 있기 때문에 거기서 1호부터 10호까지의 처분 중 주로 1호 처분을 받는 아이들이 생기면 오게 된다.
소년법원은 대상을 성장 중인 청소년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형벌 보다는 보호의 성격이 짙다.
그래서 ‘보호처분’이라고 한다.
1호 처분은 6개월간 부모에게 맡겨 부모가 아이들이 규칙적으로 생활하도록 적극적으로 챙기도록 하고 그 내용을 법원에 보고한다.
그런데 처분을 받는 아이들 중 오히려 부모의 돌봄을 받지 못하거나 심지어 학대를 받는 아이들도 있다.
드물지만 부모가 보호를 거부하거나 부모가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상태가 아닌 경우도 있다.
그래서 1호 처분을 받았지만 가정으로 돌아갈 수 없는 청소년을 위해 가정과 같은 환경의 그룹홈으로 만든 것이 ‘청소년회복센터’이다.
‘청소년회복센터’는 ‘호통판사’로 유명한 천종호 판사님이 주도하여 2010년 창원에서 처음 만들어진 ‘사법형 그룹홈’이다.
‘둥지’는 2011년 임윤택 목사님에 의해 세워진 부산의 제1호 청소년회복센터이다.
그곳에서 6개월을 무사히 보낸 아이들은 퇴소를 하게 된다.
둥지도 보통 두세 주 간격으로 새로운 아이가 오기도 하고, 잘 마친 아이가 퇴소하기도 한다.
안타까운 사실은 아이가 무사히 퇴소하고 집으로 돌아갔는데 이 아이를 반겨주거나 밥을 챙겨 먹일 부모가 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아이는 외롭고 힘들어서 친구들과 밤거리를 헤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너무 딱하고 속이 상한다.
신입 청소년은 나이 고하를 막론하고 얼떨떨하다.
딱 군대 신병 분위기가 난다.
6개월 동안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서 공동생활을 해야 하는 곳이니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완전 처음부터 새롭게 배운다.
고3도 중학생의 안내에 따라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고3이 중학생의 잔소리를 듣는, 보통 바깥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장면을 보게 될 때도 있다.
둥지에 왔으니 일주일에 한 번 나와 만나서 성경공부를 해야 한다.
물론 하교한 후 휴대폰을 반납하고 가만히 있는 것보다 나을 수도 있겠지만, 성경을 배우느니 차라리 가만히 있고 싶다는 아이들도 있지 않겠는가.
반대로 생각하면 예상치도 못하게 스님이 불경을 가르치는 격이니 말이다.
그래서 새 얼굴을 만나면 먼저 이름과 학년을 묻고 메모를 한다.
기도할 때마다 이름을 불러 기도하기 위해서이다.
그리곤 종교를 묻는다.
간혹 기독교라고 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대부분 무교라고 하고, 소수가 불교라고 대답했다.
물론 센터장 임 목사님이 소개를 해주시기도 하지만, 다시 내가 목사라고 소개하고, 이 시간에는 세계 고전인 성경을 조금씩 같이 읽으면서 성경에 대해 설명을 해주고 그 내용에 대한 생각이나 느낌을 나눈다고 한다.
괜찮겠냐고 물어 동의를 구하는데, 이제까지는 모두가 “안그래도 궁금했는데 재밌을 것 같아요.”라는 반응이어서 감사하다.
이미 스니커즈를 먹은 다음이어서 그랬는지도 모른다.